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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공항을 출발하기 전


 몽골로 떠나기 전, 저희에게 맡겨진 사역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몽골 다르항 과기대의 교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영어 캠프, 그들의 학부모를 초청해 이루어지는 음악회, 다르항 시 전체를 돌며 기도하는 중보기도 사역이었습니다. 특히 영어캠프와 음악회는 다르항 캠퍼스로 사역지를 옮기신 최성기 선교사님께서 하실 사역의 길을 열어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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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간의 영어 캠프를 마친 후



 그런데 영어캠프가 시작되던 첫날부터 돌발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한 시간 전부터 와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모이는 시간이 잘못 공지되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의 영어 실력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알파벳도 모르는 아이부터 능숙한 프리토킹을 하는 학생들까지 다양했고, 교사인 저희보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캠프를 하면서 실망하고 돌아가진 않을까 걱정도 됐습니다. 캠프가 어떻게 흘러갈지 도무지 예측되지 않아 분주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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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캠프 사역을 하고 있는 단기 봉사팀과 영어 노래와 율동을 배우는 학생들


 그때 한국에 있는 기도후원자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우리가 부족하지만, 우리의 뜻이 아닌 주님께서 계획하신 대로 이 캠프가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모습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이 아이들에게 전해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캠프에 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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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한국의 체계적이고 화려한 영어캠프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했지만 몽골 아이들은 우리를 너무나 잘 따라주었고, 우리들의 수고를 도리어 고마워했습니다. 또, 첫날 왔던 아이들이 캠프가 좋다고 다른 친구들을 계속 데려와 학생들의 숫자는 하루가 다르게 점점 늘어났습니다. 비록 언어의 장벽이 있어도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우리의 진심은 아이들에게 잘 전달되었던 것 같습니다. 캠프를 성황리에 모두 마치고, 다르항 캠퍼스의 부총장님은 선교사님과 저희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하셨고, 우리가 먼저 부탁하기도 전에 내년에도 또 캠프를 해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먼저 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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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과학 기술대학교 총장, 부총장 님과 기념촬영


 저희 팀이 선교 기간 중 외치던 구호가 있습니다. 범사 감사! 성령 충만!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영어 캠프를 마치며 한 가지 구호가 더 생겨났습니다.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 영어캠프를 생각하면 많은 팀원들이 시간이 지나도 이 고백을 할 것입니다. 부족한 저희가 이만큼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들과 여러분들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저희를 통해 일하셨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우리의 노력과 열심으로 뭐든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저희에게, 주님께서는 약하고 부족한 자를 들어 이루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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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르항 소외 지역인 바탈리온에서 중보기도 하는 모습


 월요일부터, 저희는 조별 정탐을 통해 모은 60개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다르항 곳곳을 돌며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햇빛은 강렬하게 내리쬐고, 건조한 모래바람에 목이 바짝바짝 마르는 날씨였습니다. 문득 ‘이 사역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사람들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흐트러질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복음을 묵상하고, 찬양하고, 기도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것조차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땐 기도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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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르항 시장에서 중보기도 후


 그때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다르항을 바라보도록 해주셨습니다. 저희의 눈으로 볼땐, 그저 평범한 대학교 건물, 평범한 마을과 사람들이었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볼 땐 우리가 긍휼한 마음을 품고 기도해야 할 땅이라는 것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거리에 깨진 술병들과, 멍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며 삶의 허전함을 달래는 많은 상인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교회가 없는 마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과 마음이 합하여지는 순간에 다시 그 땅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황폐한 이곳에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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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적 드문 도청 뒤 동산에 올라 예배드리는 모습


 한국에 돌아오니, 이렇게 아무 방해 없이 찬양하고 기도하고 예배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지금 당장은 열매가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몽골 땅에서도 살아서 역사하고 계셨습니다. 1차 몽골팀이 각 캠퍼스를 돌며 중보 기도를 한 지 1년 만에 다르항 캠퍼스의 문이 열렸고, 올해는 감사하게도 그곳에서 몽골 아이들과 영어 캠프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난 아이들이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받기를, 교회가 세워지기를, 다르항에 복음이 전해질 통로가 세워지기를 마음 모아 기도했습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하나님의 계획이 그 땅 가운데 실현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비록 몸은 몽골을 떠났지만, 어느 곳에 있던지 이 기도가 계속 이어지기를, 또 이 일에 더 많은 지체들이 동참하기를 소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들이 11일동안 날마다 외쳤던 구호, 범사 감사, 성령 충만,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 이 고백이 몽골에서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매일의 삶 가운데에 넘치는 몽골 단기 봉사팀과 새로남 교회 성도님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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