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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보다 향기로운 말>

교회 근처를 지나가다 우연히 꽃집에 들렀습니다. 그날은 꽃을 살 계획이 없었지만, 창가에 놓인 화사한 꽃들이 너무 예뻐 발길이 절로 멈췄습니다. 꽃을 고르고 있는데 가게 안에서 일하시던 집사님이 반갑게 인사를 하셨습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가 사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셨습니다.

그때 집사님께서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사모님, 아세요? 사모님 생일날, 목사님이 제게 오셔서 가장 예쁜 꽃을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사모님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시는지, 정말 보기 좋았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지만 애써 웃었습니다. 그때 남편에게 작은 서운함이 쌓여 있었거든요.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마음을 충분히 나누지 못한 날들이 이어졌기에, 그 한마디가 더욱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짧은 대화였지만 그 말은 제 안에 깊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때에 맞는 진심 어린 말이 이렇게도 사람을 세우고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집사님의 입술을 통해 제 마음을 어루만지셨음을 느끼며 감사했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품에 안은 꽃향기보다 마음에 남은 그 말의 향기가 더 오래오래 제 삶을 향기롭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