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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솟는 샘물 7월호


지난 5월 마지막주간 한국복음주의협의회(KEF)의 일원으로 몽골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몽골교회를 방문한 것입니다. 이미 알려진대로 몽골은 우리나라 남북을 합한 면적의 7.4배이며 남한의 15배의 면적입니다.
지난 90년 우리나라와 수교를 개시한 이후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영향을 상호 주고받고 있습니다. 실제 몇 개의 TV채널에서 우리나라 뉴스를 전하고 있었고 드라마를 상영하는 곳도 두 군데나 되었습니다. 이제 몽골은 막연하게 징기스칸의 나라로 인식하기보다 우리의 가까운 나라중의 하나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교회와 몽골교회는 선교국과 비선교국으로서의 위상뿐 아니라 한국선교사님들에 의하여 세워진 교회가 전체 600여 교회중의 반이나 되었습니다. 금번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개최된 몽골교회 지도자들의 모임은 매우 의미가 컸으며 몽골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념을 내려놓게 하는 축복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선교역사 20년을 넘긴 몽골교회를 생각할 때 다음의 몇 가지 사실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첫째, 지난 20년 동안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이 전무했던 영적 황무지몽골에 지역교회수 600여개, 성도수 8만여명의 공동체가 형성되는 복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복음의 불모지에서 생명의 씨앗이 떨어져 이렇듯 귀한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에 한국 땅을 밟은 언더우드 선교사님의 눈물의 기도를 기억나게 합니다.
“지금은 황무지 같은 현실이지만, 저의 순종을 통하여 하나님의 복음이 조선을 살리게 하옵소서.” 몽골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은 우리 한국의 선교사님들을 마치 언더우드선교사처럼 사용하여 주셨습니다. 영적인 황무지가 변하여 생명의 땅이 된 것입니다.

둘째, 선교역사 20년을 갓 넘긴 몽골교회이지만 복음 안에서 새 생명을 얻고 민족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품은 깨어있는 교회의 지도자들이 처처에 심겨져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몽골복음주의협의회 이사장과 부이사장 그리고 사무총장은 이제 30대에 접어들었거나 40대를 바라보는 사역자였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신생교회의 역동성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복음에 사로잡혀 교회와 민족을 섬기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아브라함의 세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공산주의 체제를 벗어나서 복음의 1세대로 세워진 그들을 통해 영적인 이삭과 야곱 그리고 12지파와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요셉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느껴졌습니다. 제가 만난 몽골교회 지도자들은 징기스칸의 후예로서 그들의 DNA속에 내재되어 있는 유목민의 특성인 변방을 거침없이 넘어서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의 기질과는 다른 풍모가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셋째, 그들의 다음세대를 향한 치열함과 연합정신에 대한 강한 욕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수도 울란바타르의 거리 모습은 대전이나 서울의 거리 모습과 판이하지 않았습니다. 지구촌 한가족 시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면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의 모습과 길거리의 풍경은 지구촌시대의 단면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자녀세대를 향한 한국교회의 고민이나 몽골교회의 고민은 대동소이하였습니다. 특히 유목민족의 특성을 나타내주는 모계사회의 풍습을 따라 여성지도자들의 강인함과 남성사역자들과의 어깨를 견주는 그들의 모습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이제 한국교파주의가 몽골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아픈 학습을 통한 분별력과 통찰력이 몽골교회의 협력과 하나됨의 반면교사로 쓰임을 받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수련회의 마지막시간, 한국교회사역자의 상징이시며 올해 102세(1911년생)이신 방지일 목사님께서 성찬예식때에 애정어린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이어서 신생교회 지도자인 몽골교회 사역자가 메시지를 전한 방목사님과 함께 수련회를 인도한 우리 일행에게 주님의 살을 기념하는 떡을 나누며 주님의 보혈을 상징하는 포도주를 나누는 광경은 천국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떡과 잔을 받으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몽골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은 저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각인될 것이 분명합니다.

금번 몽골교회지도자수련회를 통해서 저의 입술에서 사랑의 주님께 올려진 고백은 오직 하나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한국교회의 오늘을 이룬 하나님의 은혜가 왜 몽골교회에는 임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몽골교회에 지난 20년동안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총의 손길은 동일하게 우리 자신과 우리 교회위에도 역사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