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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월호

목회는 관계가 생명이다

필자가 새로남교회 부임할 당시에는 급작스럽게 교회를 사임한 전임목사님과 당회원들 그리고 교우들이 관계의 아픔을 리얼하게 경험하고 있던 시기였다. 특히 평생 함께 하자던 목회자의 약속을 가슴에 담고 동역자 의식을 가지고 달려온 교우들은 일시적으로 패닉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붙잡는 사람, 보내라고 하는 사람 그리고 이쪽저쪽에도 속하지 않는 중도파의 갈등은 깊은 상처를 주고받는 형국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상처는 필자가 우여곡절 끝에 부임했을 때 역력하게 드러났다. 따뜻한 환영의 말 한마디 없는 현실이 반증이었다. 
목회는 관계이다. 그리고 그 관계의 생명은 상호 배려와 화합의 열매로 나타난다. 어려운 상황속에서 시작된 목회는 더 큰 사이즈와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채워져서는 결코 소망의 빛을 볼 수 없다. 어떻게 하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가 필자의 기도 제목이었다.
주님께서 지혜를 주셨다. ‘능력을 구하기전에 화목과 사랑을 구하라!' 의도적으로 능력을 나타내 보이기 위해서는 관계를 맺는데 시간을 꺼려하게 된다. 그러나 관계의 성숙을 위해서는 소망의 인내를 가지고 한걸음씩 나아가야 했다. 필자는 숫자로서의 사람을 얻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고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함을 간직하는 목회를 펼쳐가기로 다짐했다.
은혜로우신 주님께서는 이 마음에 복을 주셨다. 갈등하는 교회의 이미지로부터 벗어나 화목과 허용의 공동체로 이미지가 새로워진 것이다. 감사하게도 매주일 새가족이 교회의 문턱을 넘었고 좋은 소문이 나게 되었다. 
교회나 개인이나 소문을 어떻게 관리해야 될 것인지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관계의 성숙을 위하여 필자가 작게나마 실천하고 있는 몇 가지를 돌아보려 한다. 


당회원을 마음 다하여 존중하였는가?

얼마나 관계가 악화되었던지 부임할 당시 8명이던 당회원들은 급기야 마지막으로 1명만 남게 되었다. 전임목사님께서 서울 사역을 접고 대전에 오셨을 때 합류한 장로님들, 외국으로 이민가신 분, 가족이 이단과 연루되어 사표 낸 분, 별세한 분, 재정사고에 연관되어 부득이 교회를 옮기신 분 차마 당회원이라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분들이었다. 일반 교우들의 불신이 팽배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마지막 홀로 남으신 장로님과 함께 손을 잡고 당회의 은혜롭고 생명력이 넘치는 비전을 마음속에 그렸다. 건강한 교회를 꿈꾸며 다짐하였다. ‘주여, 화목한 당회가 되게 하옵소서’ ‘주여, 싸우지 않는 당회가 되게 하옵소서’ ‘주여, 성도들에게 감동을 끼치는 당회가 되게 하옵소서’ 제법 세월이 흐른 후에 우리의 기도는 드라마틱하게 응답되어 가고 있다. 
13년을 안수집사로 섬기시다가 온 성도의 축복 속에 장로님으로 세워진 동역자 장로님이 최근에 필자 앞으로 보낸 편지를 소개한다. 뒤를 돌아보면 감사할 제목들이다.

사랑하는 목사님!

5월의 신록이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창조주 하나님께 경이와 찬양을 올립니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결에 아카시아 향기가 탄방동 시절을 기억나게 합니다. 남선공원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면서 예배를 드리고, 제자훈련을 받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지금까지 새로남교회를 인도하신 하나님과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목사님!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목사님께서 앞만 바라보며 달려오셨습니다. 목사님의 흰 머리카락이 목사님의 사역에 긴 시간을 말해주는군요. 그동안 목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희와 함께 한 시간도 짧지는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목사님께서 하나님을 갈망하며 정도목회와 목양일념, 제자․사역 훈련에 온 마음과 시간을 드리며 새로남교회와 성도를 주의 말씀으로 인도해 오셨음을 감사드립니다. 그 결과 새로남교회가 건강하게 되고, 건강한 성도들이 모여 하나님께 감사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새로남기독학교가 아름답게 건축되고, 개교하여 2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학교가 성장하고,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고 부모들이 만족하는 모습과 우리성도들이 감사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새로남기독학교가 새로남교회의 믿음의 세대계승과 더 나아가 한국과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될 것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기독학교 태동을 위해 목사님과 당회 그리고 모든 성도들이 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특히 사모님의 전적인 기도와 헌신으로 기독학교가 아름답게 성장되어 가고 있습니다. 새로남기독학교가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계승과 새로남교회를 짊어질 하나님의 귀한 믿음의 지도자들이 각 분야에 많이 배출되기를 저희는 기도 할 뿐입니다. 

목사님! 
이렇게 감사의 글을 쓸 수 있는 목사님과 함께 있다는 것이 더욱 감사할 뿐입니다. 영적 스승이신 목사님을 만난 것이 저에게 축복이요, 감사요, 행복입니다. 목사님께서 삶으로 보여주신 하나님사랑, 교회사랑, 성도사랑, 복음사랑을 저도 실천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또한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한 열정과 열심, 교파와 교회의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 연합을 위해 저희에게 가르치시며 당회에 도움을 요청하며, 지역사회 섬김을 위해 세심하게 관심을 가지시고 애쓰시는 모습에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목사님! 저의 남은 생애도 이전보다 더 아름다운 직분자로 목사님과 동역하겠습니다. 목사님의 사역에도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이 늘 함께 하시를 기도하겠습니다. 

목사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목사님의 생애가 하나님께 계속 아름답고 영광스럽게 쓰임받기를 기도드립니다. 사모님의 제자․사역훈련, 행복연구원을 이끌어 가시는 사역, 기독학교 방향과 운영을 위해 사역하시는 모든 일에 하나님의 위로와 지혜와 인도하심의 역사가 일어나서 아름다운 열매의 현장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목사님의 두 자녀의 삶과 학업에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축복하심으로 부모님의 기쁨이 될 줄 믿고 기도합니다. 

목사님의 생신과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감사와 축하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저에게 감사요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목사님, 사모님 영육간 건강하세요. 목사님 감사합니다. 

주후 2014년 5월 4일
 OOO 장로 올림


이 편지를 받으면서 필자는 다시 한 번 더 다짐해 본다.
담임목사로서 진정 동역자 장로님들을 계속 존중하고 있는지!


부교역자와 선교사들을 가족처럼 아꼈는가?

필자 역시 사랑의교회에서 만7년을 사역할 때 남다르게 받은 은혜가 많다. 특히 당시 담임목사님이셨던 고 옥한흠 목사님께서 늘 격려해 주시고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유학까지 보내주셨다. 돌이켜보면 필자의 목사안수때부터 새로남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위임예배, 예배당 건축 입당과 같은 중요한 목회현장에 목사님은 늘 동행해 주셨다. 필자도 받은 은혜에 대한 반영으로 부교역자들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 부교역자가 부임한 뒤 일정기간이 되면 미국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시골이나 개척교회를 담임으로 나간 부교역자들에게는 자녀들이 학원이라도 다닐 수 있도록 마음을 썼다. 
제자훈련을 실시하는 교회는 예수님을 닮은 성숙한 평신도를 배출하는 사명뿐 아니라 영성과 지성 그리고 관계성에서 균형과 조화와 전문성을 가진 부교역자를 배출하는 것 역시 놓칠 수 없는 사명이기도 하다. 
우리 교회를 방문하는 선교사님에게도 소홀하지 않도록 마음을 썼다. 원주민들과 함께 씨름하다가 고국으로 돌아와 휴식과 격려가 필요함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예배당 건축중에도 선교비를 줄이거나 선교후원을 중단하지 않도록 마음을 썼다. 예배당을 짓는 목적중에 선교가 자리 잡고 있다면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현장에서 땀 흘리는 선교사님을 결코 소홀히 대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부임한 이 후 전임자 때에 후원하던 곳을 의도적으로 중단시킨 일이 없다. 오히려 매년 성탄절 시즌에 현지에 계시는 선교사님께서 고국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따뜻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도록 각 교구별로 푸짐하게 선물을 보내도록 배려하였다. 교우들은 선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선교사님들은 격려를 받으니 이 얼마나 축복된 일인가? 


동료들과의 관계를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였는가?

필자는 이단에 대해서는 단호하지만 동료들에 대해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사역자로 기억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노회와 총회를 출입하다 보면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도 목격한다. 개인의 이익을 취하기 위하여 의를 져버리거나 노회와 총회에 객관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경우 필자는 거기에 관련되는 사람들에 대해서라기보다는 변질된 생각과 비틀어진 논리에 대하여 가슴 아파 한다. 그러나 필자 역시 연약한 인간임을 자각하기에 상대의 입장에 서 보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도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말한다면 주안에서 사명을 받은 자로서 마땅히 취할 태도라 생각한다. 
필자는 교단이 다른 목회자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계속 유지하기를 원한다. 신앙본질에 관계된 것은 결코 양보할 수 없지만 비본질적인 것이야 무엇이 문제가 되랴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때로는 어떤 사안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할지라도 화합의 손을 먼저 내밀기 원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이 녹록하지 않을 때도 있다. 필자는 장로교회 목사지만 여타 교단에 속한 목회자들과 장로님들과도 축복된 만남을 이어가기를 원한다. 짧은 인생 화목하며 축복하면서 살아도 시간이 없는데 동료 목회자들끼리 아웅다웅하는 것은 정말 부름 받은 사역자로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에 연계하여 필자가 속해있는 대전광역시 기독교연합회와 성시화운동본부에 대한 협력을 기쁘게 감당하려고 마음먹고 계속 달려가고 있다. 또한 필자의 모교인 총신대학과 신학대학원과의 관계 역시 아름다운 추억의 현장으로 계속 보존하기를 기대해 본다. 
예수님께서는 연약한 자와 소외된 자의 친구로 불리는 것을 결코 거부하지 않으셨다. 목회자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과정 가운데 따뜻함을 느끼는 사람과 냉정함을 느끼는 사람 두 부류가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