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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낙조(西海落照)

2006.08.25 08:16

서해낙조(西海落照)


꽃지 해수욕장 모래 위를
아내와 함께 걸었다
아기의 살결보다 더 고운 모래
얼마나 오랜 세월
얼마나 많이 부딪치고
굴렀을까?

수평선 저 너머로
내일을 기약하며
얼굴을 내리는
오늘의 태양

허락하신 시간동안
스스로 몸을 태워
지구촌 구석구석을
비추고도 비추었다
온기를 상실한 사람들을
데우고도 데웠다

이제 정한시간
구름에 입 맞추어
붉은 사랑 흔적 남기고,
창조주의 뜻을 따라
홀연히 사라져가네
꽃 연못(花池)속에 얼굴 묻은
우주의 장미 한송이

내 인생
서해낙조 때에도
동해일출처럼
아름답도록,
경이롭도록,
신선하도록,
한계 없는
주 은총으로 덮으시네

천국 강변
아내와 함께손잡고
거닐때까지


2006. 8. 15 저녁
안면도 꽃지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