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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n2002를 꿈꾸는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보면서 온 국민의 마음속에 한판잔치가 열렸다.
축구공이 둥글듯 밤과 낮이 없이 독일을 향하여 지구촌 사람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시대의 스포츠는 용광로가 되어 모든 것을 포용하고 녹여낸다. 피부색깔, 언어, 문화는 물론 정치적 장벽가지 무너뜨리는 힘이 스포츠 안에 내재되어있다. 이런 면에서 스포츠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면 우리 민족공동체의 역동성의 제고는 용이해진다. 스포츠에 어디 여야가 있고, 구세대와 신세대가 있으며, 지역이기주의가 음험하게 자리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시작된 잔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잔치의 맥을 끊어 놓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사람 중에는 자신이 잔치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기쁨을 선물하는
우리사회의 산소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이 가정에 있으면 그 가정은 늘 희망의 빛으로 충만해진다. 경제논리만이 전부가 아니다. 옳고 그름의 논리를 뛰어넘는 인간애가 있기에 아스팔트문명에도 인간냄새가 나도록 이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마음이 잔치하면 매사가 즐겁다. 우리의 일터에 잔치하는 마음을 가진 한 두 사람만 있으면 경직된 분위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일의 보람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자리 잡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판을 깨는 사람 역시 공존한다. 이런 사람은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희미하기 때문에 타인 존중이나, 이웃에 대한 인간미 있는 존중이 이루어질 수 없다. 자기비하는 타인에 대한 열등의식으로 자리 잡게 되고, 급기야는 아무는 상처까지도 다시 끄집어내어 생산적인 관계를 깨뜨려버린다.
우리나라의 교육구조의 한계 때문에 태동된 가족이기주의가 건강한 사회의 장애물로 자리잡은지 꽤 시간이 오래되었다. 우리 자녀들이 존중받는 분위기에서 성장해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채 꽃이 되어 열매를 맺기도 전에 무한경쟁의 현장에 뛰어들도록 내몰아가는 구조는 반드시 교정되어야 한다. 우리 자녀들이 교실에서 참된 우정을 발견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교육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불태워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 대한 외국어 조기 교육보다 더 중요한 명제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이다. 우리 자녀들이 삶을 즐거워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일을 잘 감당하는 기성세대가 되기를 소원해본다.

금번 월드컵의 열기는 한반도에만 넘쳤던 것은 아니었다. 세계에 흩어진 디아스포라 동포들까지 조국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분출하도록 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동포들의 열정을 극성이라고 폄하할지 모르지만, 우리 민족의 혈관 속에 내재되어있는 열정을 어찌 그들이 다 알 수 있겠는가? 외국에 나가 살면 본국에 있는 사람들보다 골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은 결코 공허한 외침이 아니었다. 우리의 동포들은 조국의 하늘을 그리며 공간과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마음의 하나님을 감동적으로 연출하였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한가보다.

우리의 삶에 불붙은 민족적 잔치가
지구촌에 사는 세계 사람들에게 확산되어
삶의 축복으로 나타나도록 잔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유독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때로는 가장 멀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스포츠건, 경제건, 정치이건, 이념이건 민족이라는 거룩한 단어 앞에는 이 모든 것이 한없이 작아지는 속성이 있다.
냉정한 의미에서 우리들만의 잔치는 잔치가 아니라, 이념과 체제의 다름 아래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사회는 이미 궤도 이탈한 사회이다. 억압당하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드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같은 하늘아래 두고 산다는 것은 인간이 체험하는 고통 중 극도의 잔인한 고통이다. 언제쯤 남과북, 북과남이 손에 손잡고 진정한 의미의 잔치하는 날을 누릴 수 있을까?
언제쯤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을까?
우리의 잔치에 모래를 뿌리려는 시도가 안팎에서 일어난다해도, 잔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스포츠의 세계 뿐 아니라, 개인이 일상적인 삶에도 잔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경제계에도 잔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정치계에도 잔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에 불붙은 민족적 잔치가 지구촌에 사는 세계 사람들에게 확산되어 삶의 축복으로 나타나도록 잔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하나님이여! 대한민국위에 은총을 부으소서!”
“세계인의 가슴속에 우리나라가 분쟁과 대결구도를 청산하고 잔치하는 민족으로 각인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