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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목사님!

  지난 토요일 새벽3시40분에 일어나 전날 준비해둔 찰밥과 쵸코렛등을 싸들고 교회로 갔습니다. 일행과 함께 기대반 걱정반으로 경주 벚꽃축제 마라톤 대회 장소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경기장까지는 도로가 많이 막혀 충분히 스트레칭도 못하고 집결지로 가자 출발 신호가 바로 떨어졌고 드디어 긴장과 설레임 속에 경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버페이스는 절대 금물이라는 이승복 집사의 주의를 들으면서 10킬로까지의 역주가 이어진 후, 혼자만의 외로운 코스로 접어들었습니다. 풀코스 42.195킬로 참가자중 남자1.369명 여자49명의 명단을 보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기록보다 완주를 최우선의 목표로 정했습니다. 마침 울산에서 온 사람들이 제게 복식호흡 요령을 알려 주자 마음이 편안해졌고 이대로 간다면 4시간 50분 기록을 낼 수 있다는 격려로 위안을 얻고 일말의 자부심을 안고 달려갔습니다.
  20키로 지점부터오르막길로 접어들어 29킬로 지점부터 조금씩 힘들기 시작했는데 30킬로 지점까지 가도 오르막길이 끝나지 않아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32킬로 지점까지 왔을 때는 결국 앞으로 나갈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는 매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걸으면 허리통증과 근육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차라리 천천히라도 뛰는게 그나마 고통이 덜했습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뛸 수가 없게 되자 저는 그제야 하나님을 찾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나를 위해 그 무거운 십자가 지시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며 고난 당하셨지만 나는 나 자신 혼자만을 위해 뛰고 있는 것도 이렇게 힘들어 합니다. 주님은 하찮은 나 같은 것을 위해서 그 고통을 참으시고 넘어지면서 그 언덕을 오르셨습니까? 주님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서라도, 조금이라도 그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완주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힘을 더해 주세요.” 다음 순간에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이단과의 싸움에서 지쳐계실 목사님이 예수님의 모습과 오버랩되었습니다. 목사님도 저처럼 달리다 지쳐 걸어가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어떻게든 저라도 힘을 내서 이 싸움을 이겨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저는 다리에 힘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양쪽으로 달리던 이름 모를 수많은 차량들 속에서 손을 흔들어 주며 “힘내세요” “완주 하세요”외치며 지나갈 때 다시 힘을 얻고 달려갔지만 한참을 달리다 보니 또 한 번의 위기가 왔습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다리근육과 허리통증에 갈증까지 겹쳐 달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36킬로지점부터 내리막길이 나타나자 다시 힘이 나기 시작했고 고통은 그대로였으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남은 2킬로가 지금까지 달린 거리보다 더 먼 것 같은 답답함이 지속되었지만 저는 끝내 해내고 말았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제가 마라톤까지 완주하게 된 데는 결국은 신앙의 힘이 뒷받침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믿음의 원천은 새로남교회이고 목사님이고 훈련이고 동역자들의 기도와 성원이라 생각하고 목사님과 동역자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들의 마라톤 코스 완주가 목사님에게 조그마한 위로와 기쁨이 되고, 나아가 믿음의 인생길의 완주(바울처럼)로까지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목사님 힘내세요! 아자, 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