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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장 합동 교단은 기도보다는 인간의 생각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주님의 인도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의도가 너무나 강하게 표출되고 있습니다. 순교자 정신과 말씀 중심이라는 총회 정신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지금 합동은 비상사태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는 총회를 앞두고 총회 장소를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대전중앙교회로 전격 교체했다. 교체의 표면상 이유는 장소 문제. 그러나 새로남교회와 대전중앙교회는 본당 좌석 수가 비슷하기 때문에 전격적인 장소 교체 이유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와 교인 일동은 최근 ‘총회 장소는 양보해도 총회 정신은 양보할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교단지인 기독신문에 게재했다. 이들은 총회 장소를 변경한 실제 이유는 오 목사의 이름이 ‘총회 사태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에 올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새로남교회는 성명에서 ‘이단성 있는 교회와 분규중인 타교단의 교회를 누구를 위해,무슨 연유로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면서 평강제일교회와 광성교회가 합동 서북노회 가입한 것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예장 합동은 평강제일교회와 광성교회의 서북노회 가입 외에도 개혁과의 통합 문제,은급재단 문제 등이 불거져 90차 총회에서 이들 문제에 대한 정리가 불가피하다.

“이번 90차 총회는 교단 입장에서 너무나 중요합니다. 우리는 장소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연연해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총회 정신이 사라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평강제일교회 문제는 교단을 뛰어넘어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광성교회 문제는 교단의 신뢰와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입니다. 이런 첨예한 문제에 대해 합동은 깨어서 기도해야 합니다.”

오 목사는 자신과 교인들이 ‘장소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난 시절 교회에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공유하자’는 각오로 수개월 전부터 총회 준비를 해왔다면서 장소가 변경된 것은 무척 아쉽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합동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교단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단 임원진이 이미 지도력을 상실했다고 강조했다. 오 목사는 “총회장(서기행 목사)을 개인적으로 존경하지만 서 목사는 총회 임원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총회 임원들이 이미 평강제일교회 집회에 참가하고 수련회도 인도하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평강제일교회 문제를 다룰 수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교단이 비상대책위를 불법 단체로 지정한 것은 언어도단이며 임원진은 스스로 지도력을 상실했음을 한탄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에 이름을 올린 목회자들은 대부분 성실하게 목회를 해온 분들로 교단 임원들은 오히려 겸허하게 그들에게 자문을 구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오 목사는 “최근 교단이 교회 정치꾼들과 금권력에 의해서 도전 받고 있다”면서 “교단 임원들은 늘 ‘성 총회’라고 하지만 ‘거룩한 총회’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주의 정신의 핵심은 진리가 삶으로 표현되는 것”이라면서 “후배 목회자들과 신학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총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합동은 언제나 ‘장자 교단’이라는 점을 부각시켜왔지만 실제로는 장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판 에서처럼 버림 받거나 손가락질 받지 않기 위해 도덕적 영적 사회적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장자의 직분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언제나 예장 합동과 총신대 출신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다”면서 “이번 총회 기간에 교인들과 함께 특별 기도회를 열어 합동의 거듭남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목사의 부친 오상진 목사는 부산 가야제일교회 원로목사이며 형인 오정현 목사는 서울 사랑의교회 담임으로 집안 모두 예장 합동 출신이다.

오 목사는 형 오정현 목사가 총회 장소 변경 이후 “주님의 뜻이라면 따라야겠지…”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주님의 뜻과 총회의 뜻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이태형 전문기자 thlee@kmib.co.kr

교우들에게 드리는 글
총회정신은 양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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