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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더미에서 세워진 동굴 교회 앞에서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만난 아이들과 함께




낡은 페인트를 벗기고, 새 페인트를 ㅎㅎ




작업을 마친 뒤 성도님들과 함께




배에서 제가 속한 가족 (Aaron Folland family) 입니다




새해, 한국인 선교사님들과 함께




Faero Island 에서 온 Esmuller 가족과 함께




수에즈 운하 (Suez Canal) 에서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서, Joe 선교사님과


로고스호프의 박구빈 선교사에게 기도편지가 왔는데,
중동 오만에 도착했답니다. 오만과 이란을 넘으면 이제 아시아권으로 넘어오는데,
잘하면 구빈 선교사가 한국에서 배를 내리지 않을까 싶네요. ^^
살이 많이 찐것 같고, 적응을 잘하는지 이곳저곳 부서에서 와달라는 요청이 있었답니다.. 중동권 사역중인 로고스 호프와 구빈선교사를 위해 잠시 기도해주세요.

선교위원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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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빈 선교사의 일곱번째 기도편지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홍해 바다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드립니다. 동역자님들의 많은 기도와 물질의 후원으로 로고스호프는 지중해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홍해를 건너 중동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아마 이 기도편지가 한국에 도착할 무렵에는 오만의 수도 Muscat에서 사역을 하고 있을것 같네요. 이집트와 레바논에서의 사역 그리고 선상에서 맞이한 연말과 새해의 이야기를 담아 일곱번째 기도편지를 보냅니다.

1. 이집트에서의 사역 – 수에즈 운하와 피라미드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의 사역을 마친 로고스 호프는 이집트로 옮겨와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수에즈 운하가 눈앞에 펼쳐지는 도시 포트 세이드 (Port Said)에서 로고스호프는 지역의 박해 받는 크리스챤들을 만나 위로하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했습니다. 특별히 이집트에서는 하나님이 만남의 은혜를 허락해주셔서 많은 믿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쓰레기 더미 속에 살며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신실한 성도님들을 만나 교제한 것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구빈, 나는 크리스마스가 두려워.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무슬림들이 교회와 성도들에게 테러를 하는데 올해는 무사히 넘어갔으면 좋겠어…”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하는 성도님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손을 잡고 기도하는 일 뿐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로고스호프가 이집트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국 이집트에서는 우려했던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교회와 크리스찬을 싫어하는 한 극진 단체에서 폭탄 테러를 감행했고, 그 사고로 수명의 크리스찬이 목숨을 잃고 부상을 당했습니다.

주님이 이 땅에 우리를 구원해주시기 위해 오신 그 날을 어찌 두려움에 떨며 보내야 한답니까! 왜 그리도 두려움에 떨며 신앙생활을 해야 한단 말입니까! 무엇이 이들을 쓰레기더미로 내몰았단 말입니까!

제가 아직 주님의 뜻을 다 이해할순 없지만 그런 박해속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성도님들의 마음가운데 평안과 기쁨이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그리고 이땅 가운데 하루 속히 종교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도록…. 특별히 지금도 두려움에 떨고 있을 이집트의 크리스찬을 하나님이 찾아가 위로해주시도록…

2. 레바논에서의 사역 – 지역의 작은개척교회를 돕다!!
이집트에서 사역을 마친 로고스호프는 백향목으로 유명한 레바논으로 옮겨가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Beirut)는 중동의 파리라 불릴만큼 정말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레바논은 다른 중동 나라들과는 달리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였기에 다른 항구에서 보다 적극적인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저는 이번 항구에서 Practical team (실제적인 필요에 따라 교회와 지역사회를 봉사하는 팀) 으로 지역교회를 섬기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

저와 세명의 팀원 Andy (스위스), Nathan(미국), Megan(호주)은 스무명 남짓의 성도님들이 모이는 레바논의 시골에 위치한 한 작은 지역교회에 방문했습니다. 한국의 여느 시골교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성도님들이 60, 70세가 훌쩍 넘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셨습니다. 작은 교회당은 햇볓이 잘 들지 않아 거미줄과 습기로 가득했고, 벽의 페인트가 벗겨져 보수를 필요로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페인트칠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끝낼 사람이 없었기에 팀원들과 함께 서둘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페인트 칠이었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케롤을 부르며 얼마나 신나게 일을 했는지 모릅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고된 작업을 마치고, 교회를 떠나 배로 돌아 올 무렵에는 더 많이 도와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함과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든 할머니 할아버지 성도님들을 뒤로하는게 참 아쉽게만 느껴졌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천국서 다시 만나요!! 

3. 선상에서 맞은 크리스마스와 새해
한국을 떠나 처음으로 크리스마스와 신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과 사랑하는 가족들 생각이 더 많이 났던것 같습니다. 나라와 국적, 자라온 환경이 달라도 크리스마스와 새해의 의미는 같은가 봅니다. 로고스 호프에서도 성탄절을 맞아 가족 파티와 만찬, 그리고 신년맞이 행사가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인 선교사님들과 떡국도 끓여 먹었지요 

배 안에서 한참 신년 맞이 행사가 진행되던 무렵, 한국에서 드리던 송구영신예배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맘때면 언제나 교회에서 기도를 하며 새해를 맞이하곤 했는데… 제가 배에 있다고 새해를 그냥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송구영신예배를 드리진 못해도 지난 한해에 대한 감사와 다가올 새해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싶어 조용히 행사장을 빠져나와 갑판에 올라 무릎을 꿇었습니다. 비록 한국에서처럼 송구영신예배를 드리진 못했지만, 저는 그렇게 홍해바다 한 가운데서 밤 하늘의 수많은 별을 보며 하나님과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주일학교 학생들입니다. 영어를 잘 못해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많이 힘들어 했던 아이들인데, 최근에 부모님의 사역기간이 끝나 다시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떠나기 직전 크리스마스 행사를 함께하며 사진을 찍었답니다. 10년 뒤, 20년 뒤, 이 친구들이 하나님 나라의 주역이 되기를 꿈꿔 봅니다!

4. 박구빈 선교사의 기도제목

로고스 호프에서의 사역을 위해서
로고스 호프에 올라 사역을 시작한지 벌써 4개월이 되 갑니다. 그간 하나님의 은혜로 좋은 사역과 섬김의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최근 몇 부서에서 부서이동 제안을 받았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안에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어느 곳에 있든지 기쁨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사람들을 돕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말씀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통찰력을 위해서
사역과 일과시간 이후에 갖는 개인 시간동안에는 주로 말씀을 보거나, 현지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특별히 말씀을 보는 안목이 열리고, 하나님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로고스호프에서의 사역의 기간이 10년 뒤, 20년 뒤를 바라보고 꿈꾸는 시간이 되도록!!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특별히 앞으로 몇달 간 배가 머물게 될 무슬림 국가에서는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좋은 사역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세계 가운데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수많이 경험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언어의 탁월한 진보를 위해서
배에서 사역하고 부서에서 섬기면서 초반에 비해 점점 더 업무와 사역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는데, 영어의 탁월한 진보를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말하고, 듣고, 쓰고, 읽는 수준 뿐아니라 생각하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은혜가 있도록.

5. 박구빈 선교사의 사역이야기!
로고스 호프가 연일 하루 최고 방문자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13,000명 이상이 배를 방문하고 복음을 간접적으로 듣고 경험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헌데, 이 많은 인원을 제한된 시간과 제한된 장소에서 감당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질서가 없고 성난 군중들, 더욱이 언어가 달라 의사소통이 안되는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일은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집트에서의 마지막 날 밤, 모든 일을 마치고 오피스에 남아 홀로 성경을 보는데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지금 배에 너무 많은 사람이 와서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은 모두 4층 웰컴데스크로 내려와주세요.'

사실 이 방송이 처음 나갈 때만해도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성경을 보고 하나님과 조용히 교제하는 시간을 갖는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오피스에서 성경을 본들 어느 누구도 저를 뭐라 할 사람이 없습니다. 아니, 오늘은 팀 동료들이 모두 휴가를 갔고 혼자서 일을 했기에 오늘 밤 만큼은 제게도 충분히 쉴 권리가 있지요. 잠시 뒤 동일한 방송이 다시한번 흘러나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부서 사람들은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나는 고상하게 책상에 앉아 성경을 보는게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일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고민해보니 더 이상 책상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장 옷을 갈아입고, 밤에도 눈에 잘 띠는 승무원 조끼를 착용하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오늘이 배가 이 항구에서 사역하는 마지막 날이기에 이미 수천명의 사람들이 몇시간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모를 진압하는 시위 진압대들이 그러하듯 건장한 남자 선교사님들과 함께 그룹을 만들어 팔짱을 끼고 인간 방패가 되었습니다. 들어가려는 사람들과 막으려는 선교사님들 사이에서 실랑이는 한동안 계속되었지요.

밀고 당기고, 때리고 욕하고, 발로 차이고... 살며 그토록 욕을 먹고 맞아본 것도 처음일겁니다. 배와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그리고 항해 준비를 위해서, 오늘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수천번을 설명했지만, 성난 군중들은 이미 귀를 닫고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서 이 땅의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한 사람으로서 끝까지 웃음과 친절을 잃지 말자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데... 성난 사람들과 지나친 언행으로 일관하는 청년들 앞에서 마음을 지키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시작할 무렵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해가며 저를 시험에 들게하던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조용히 구석으로 부르고 싶었지만, 차마 그리 할 수가 없었지요. 참다 참다 눈에 잔뜩 힘을 주고 한국말로 한마디 했습니다.

"야 임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꼭 복음을 들었으면 좋겠다!"

옆에서 같이 있던 독일 선교사님이 제게 물었습니다. "

구빈, 너 화났어? 방금 뭐라고 한거야?"
그래서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 했지요.

"응, 지금 내가 화가 나서 그랬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꼭 복음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왜?"

"쟤 지옥가면 나 다시는 못 만나잖아, 천국서 만나면 마음 놓고 혼낼 수 있으니까."

동료 선교사들 박장대소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한바탕 웃고난 뒤 우리는 성난 군중들에게 화가날 때마다 각자 자기나라 말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꼭 천국 와라!

그렇습니다. 비록 질서가 없고, 성이난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비록 아무리 내게 손가락질 하고 험한 욕을 할 지라도 이 사람들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밤 이 사람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잘랍니다.  Good night!
- 2010.12.07. 구빈선교사의 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