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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빈 선교사의 열번째 기도편지

할렐루야!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Colombo, Sri Lanka)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드립니다. 로고스호프는 지난 6주간 드라이독(배를 정기 점검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공사)을 진행했고, 앞으로 2주 뒤면 모든 공사가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드라이독 기간동안 제가 만났던 하나님, 그리고 2주간의 스리랑카 북부 정글마을에서의 전도여행을 통해 제가 깨닫고 발견한 기도제목을 담아 열번째 기도편지를 보냅니다.

1. 드라이독, 육체의 한계를 통해 만난 하나님
로고스호프는 지난 4월 초부터 드라이독을 시작했습니다. 이 기간 중, 함께 생활하고 있는 400여명의 선교사님들 중 절반은 스리랑카 전역에 흩어져 전도 여행을 했고, 나머지 절반의 선교사님들은 배에 남아 배를 정비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공사를 했습니다.

배에 남은 모든 선교사님들은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고된 육체 노동을 통해 다가올 사역을 준비했고, 저 역시 드라이독 기간 중 낡은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는 배에서, 40도가 넘는 스리랑카의 살인적인 더위와 싸워가며 하루 10시간 이상의 고된 육체노동을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탈수가 있어 더운 날씨에 고된 일을 하면 쉽게 육체의 한계를 느끼는 저에게는 하루 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지요. 이 모든 것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알면서도 육체의 한계를 느낄때마다 넘어지고 좌절하기를 얼마나 반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제 연약함과 필요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에, 그 때마다 제게
위로와 새힘을 허락해주셨습니다. 더욱이 제가 참여한 IT 프로젝트를 예정보다 열흘
일찍 마치는 은혜를 허락해주셨고 그 결과 제게도 전도여행의 기회가 주어졌답니다.
할렐루야!

2. 전도여행, 정글에서 만난 하나님
할렐루야! 많은 동역자님들의 기도와 후원 덕분에, 전도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배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2주간 프레디(독일), 캠벨(영국), 이안(싱가폴) 선교사님과 함께 스리랑카 북부에 위치한 정글 마을들을 돌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지역교회의 일손을
도왔답니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현지의 독특한 문화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저희팀과 함께해 주셨고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배로 돌아오게 해주셨답니다.

원숭이가 뛰놀고, 흙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정글 마을에서, 코코넛과 망고 파파야 등 수많은 열대과일이 열리는 밀림 속에서도 하나님은 살아 역사하고 계셨습니다. 특별히 저희가 머물렀던 스리랑카 북부지역에는 한국 선교사님과 교회의 후원을 통해 세워진 교회가 2곳이 있는데 하나님께서는 우연한 기회에 제게 그 두 곳을 모두 방문할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해주셨습니다.

스리랑카 정글 한 복판에 교회가 있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그 교회가 한국 성도님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세워졌다니.... 제가 현지에서 보고 느낀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음이 아쉽기만 합니다. 현지 주민들은 한국에서 손님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날마다 저희 숙소에 찾아와 고맙다며 수 많은 열대 과일을 선물해주시고 가셨지요. 특별히
그 마을에 머무는 기간 중 제 마음을 뜨겁게 했던 만남이 있습니다. 백발의 할아버지는 자기가 1999년에 교회를 지을 당시 공사에 참여했다시며, 한국 교회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지금도 예수님을 몰랐을거라며 제 손을 잡고 몇번이나 고맙다고 하시던지...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현지에서의 이런 의미있는 만남들을 통해 10년 뒤, 20년 뒤 제가 해야할 일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 박구빈 선교사의 기도제목
얼마 전, 전도여행을 마치고 배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말씀을 보고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과 제 사이에 뭔지 모를 거리감과 막힌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상하다 싶어 곰곰히 스스로를 돌아보고 기도를 하던 중, 하나님께서
제게 깨닫게 해주신 것이 있습니다.
제가 아직도 제 중심적인 삶의 틀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었어요. 하나님보다는 내가 드러나길 원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말 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말을 하고 싶어하고, 심지어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님이 원하는 것마냥 둔갑시켜 기도하고 있는
완악한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주인 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사람의 행위가 자기 보기에는 모두 정직하여도 여호와는 마음을 감찰하시느니라
– 잠언 21장 2절 말씀

하나님께서 제게 원하시는 것은 많은 영혼을 돌아보거나 거창한 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날마다 하나님과 깊이 있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을 보다 깊이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하는 후원자님. 부디 이 기도편지를 보시거든 제가 하나님 앞에서 진실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을 내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저를 통해 일하실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날마다 하나님과 보다 친밀하고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 부탁드립니다.

여권 연장하는 문제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가 소지하고 있는 여권이 올해 말(2011년 12월 31일)에 만료가 됩니다. 따라서 여권을 1년 더 연장해야하는데 아직 병역의 의무를 마치지 못한 관계로 행정상의 여러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많은 돕는 손길들을 붙여주시고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4. 박구빈 선교사의 사역이야기!
Episode 8 – They need compassion! (27th of April)
새벽 6시. 오늘도 모닝티를 알리는 꼬맹이의 방문으로 하루가 시작한다. 오늘은 Manna 지역 전체를 관장하는 목사님과 함께 사역하는 날.
약간의 육체노동과 어린이 사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단다. 아침 기도를 마치고 목사님을 만나기로 한 교회로 출발했다. 목사님과 차를 마시며 짧은 교제의 시간을 갖던 중, 내가 로고스홉에서 IT 엔지니어로 섬기고 있다 말했더니 컴퓨터를 고쳐줄 수 있냐 물으신다. 당연한 말씀! 내가 IT부서에서 일을 시작하며 지금껏 기도했던 부분 중 하나가 내 도움이 필요한 지역교회와 사역자들을 섬기는 거였는데… 하나님이 이렇게 기회를 주시려나보다.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교회 주변 텃밭 정리. 다른 팀원들 (Campbell, Ian, Frederik)과 함께 일을 시작하려는데 목사님이 나에게 잠시 함께 다녀올 곳이 있다며 오토바이를 타라신다. 다른 팀원들도 있는데 나만 콕 집어 말씀하시니 무슨일인가 싶다. 하나님의 뜻이 있겠지. 일단 오토바이에 올랐다. 그렇게 삼십분을 달려 목사님과 함께 간 곳은 Manna Department of Education (한국의 도교육청 개념). 목사님이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시더니 교육감님과 함께 한참을 이야기를 나눈다. 잠시뒤 다른 직원이 들어와 서류를 가지고 간다. 이 곳 행정 절차는 보통 한시간은 걸리니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라신다.

도서 보급 사역을 주로하는 자선구호단체(Logos Hope)에서 왔다니 교육감님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신다. 나는 어디서 왔고, 왜 이런일을 하며, 배 사역 이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으신다. 그렇게 내 간증이 시작된다. 잠시 뒤, 내 이야기를 듣던 교육감님이 내게 말씀하신다. 비록 완벽한 영어는 아니었지만 눈빛 만으로도 교육감님의 진심과 간절함이 내게 전달되기엔 충분하다. 요지는 스리랑카에, 특별히 Manna 지역에   학생이 너무 많은데 자격을 갖춘 교사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돈은 한달에 $50, 한국돈 오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것 뿐이지만 주변에 교사가 있거든 누구라도 좋으니 꼭 좀 스리랑카, Manna로 보내달라며 거듭 부탁을 하신다. 순간 이런분이 스리랑카의 미래를 위해 교육부 장관이 되셨으면 좋겠다 싶다.

한시간이 지났을까? 허가가 난 서류를 가지고 다시 교회로 돌아가는 길, 오토바이 위에서 목사님이 내게 물으신다. 한국은 교사 월급이 얼마나되냐고. 그 의도를 알기에 어찌 말해야할지 망설여진다. 그래도 어떻하나. 국가간의 경제 격차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을.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한국에서 선생님들이 받는 돈은 최소 하루에 $50 라고. 놀람과 실망의 눈빛이 역력하다. 목사님과 교육감님의 소망을 이대로 꺽고 싶지가 않아 말을 이었다. 아니, 어쩌면 한국교회 성도들을 향한 내 기대를 꺽고 싶지 않다 말하는게 보다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목사님, 나라간의 경제 격차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저는 분명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현지인들을 돕기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크리스챤 선생님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목사님이 교육감님과 함께 기도하시면, 제가 한국에 기도편지를 보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무거워진 내 마음만큼, 목사님의 표정이 다시 밝아진다. 배에 돌아가면 한국에 있는 교육대학, 혹은 사범대학에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해봐야겠다. 실낙같은 희망을 가지고…

오후 12시 30분, 어느 덧 교회에 도착했다. 팀원들은 이미 일을 마치고 나와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다. 역시 캠벨 형님은 밥만 축내는 사람은 아니었다. 지역교회의 한 가정에서 우리 팀원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싶으시다며 초대하셨다. 소고기 볶음, 스리랑카 현지식 닭 볶음, 코코넛 요거트, 인도식 카레…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목사님이 내게 기도를 부탁하신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내가 이 고마운 분들에게 해 줄 수 있는게 기도 말고 뭐가 또 있겠나 싶어 마음껏 축복하고 식사를 했다.

식사와 교제를 마치고, 스리랑카 전통에 따라 점심 휴식이 시작됐다. 나는 그 사이 컴퓨터 수리 작업을 시작. 화면이 나오지 않는 노트북 한대와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고장난 노트북이 내게 주어졌다. 노트북을 부품별로 분해하고 원인 분석을 시작한지 한시간, 드디어 원인이 파악됐다. 화면이 나오지 않던 노트북은 LCD 패널과 그래픽 카드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노화 되 접속불량. 원인이 파악되지 않던 노트북은 하드디스크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물리적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비록 두 대 모두 부품이 없어 완전하게 고치진 못했지만, 그동안 IT부서에서 고생한 보람이 있다.

잠시 뒤 시작한 어린이 사역. 사실 말이 어린이지 중고등학생 이상의 다 큰 청년들이 모였다. 청년들에게 로고스홉과 우리가 하는 사역을 소개하고 개인적인 간증을 했다.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날마다 진리를 찾아 신음하던 어린 캠벨 형님을 만나주신 하나님, 간과 허리가 좋지 않아 군 면제를 받았지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기 젊음을 드리겠다며 의사와 가족의 만류를 뒤로하고 선교를 나온 프레드릭 (지금은 간증이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 건강하다. 할렐루야!), 대학에 가기 전 의미있는 일이 하고 싶어 선교를 나온 이안, 그리고 가난한 나라와 사람들을 돕는게 꿈이라는 한 청년의 이야기까지.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맡긴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을 뛰게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팀원들과 함께 머지 않아 현지 청년들의 간증을 듣게 될 날이 오기를 기도했다. 오늘도 왠지 코를 골며 깊은 잠을 잘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