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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초원 위에 세워진 구원의 한울타리 - 성회경

2011.11.14 15:16

조회 수:1812 추천:2



푸른 초원 위에 세워진 구원의 한울타리

성회경 사모(뉴질랜드 한우리교회)



여기는 뉴질랜드입니다
북두칠성 대신 남십자성이 뜨고 남향집보다 북향집이 인기 있는 나라, 라일락 대신 라벤더가 피고 개나리 대신 코파이가 피는 나라 뉴질랜드에서 스무 번째 겨울을 맞이합니다. 뉴질랜드는 ‘맑고 깨끗한 나라’라는 국가 이미지처럼 코발트색 하늘과 시시각각 변하는 옥색 바다, 그리고 푸른 초원에 양 떼와 소 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평화로운 나라입니다.
하지만 얼굴 색깔부터가 이방인이라고 말해주는 거리에서 살아남는 것,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그 누구도 여기 와서 일하라고 책상을 내어주지 않는 곳에서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생존한다는 것은 쉽게 풀 수 없는 숙제입니다. 그래서 이민교회는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하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가치관 회복이 시급합니다.

이민교회는 한국에서라면 결코 예수 믿지 않을 사람이 이민생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혹은 너무 외롭기 때문에 교회에 발을 디디게 되고 감격 가운데 예수님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보람있고 가치있는 사역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어른 세대는 물론이지만 이곳에서 신앙교육을 잘 받은 자녀들은 이미 문화충격도 경험했고 또 영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선교의 귀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우리교회는 “구원의 한울타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1991년 12월 마지막 주일에 설립되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할 당시 나는 셋째 아이를 출산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데다 운전도 못하고 영어도 못하고 음식도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하나님의 도우심만 구하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제가 드린 모든 기도에 넘치도록 채워주셨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 너무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한 사람의 아내로, 예배자로 살아갑니다
나는 사모로서의 사역 1순위는 가정사역이고 그중에서도 좋은 아내가 되는 것이 가장 큰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필요한 것은 일차적으로 아내이지 사모가 아니며 저 역시 남편과 결혼한 것이지 목사와 결혼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민사회는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목회자는 더더욱 친구가 없기 때문에 남편과 아내가 서로 좋은 친구가 되지 않으면 건강한 목회를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제 삶의 우선순위를 남편에게 두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아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있어 매력적인 아내, 가장 편안하고 재미있는 친구, 서로 마주보며 배를 잡고 깔깔 웃기도 하고 심각한 고민도 함께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담임목회를 하면서 넷째 아이를 낳고 보니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날도 피곤한 몸으로 아이 넷을 데리고 예배 후 함께 나눌 음식까지 준비해 가는데 제 마음에 불평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나님, 교회 가면 또 사람들과 웃고 인사하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힘들어요.” 그때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셨습니다. “나는 너를 일꾼으로 부른 것이 아니다. 나는 네가 참된 예배자가 되기를 원한다.”
사모는 자칫 주일이 피곤한 날이 될 수 있고 남편의 설교로 인해 긴장하거나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마음이 분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모는 교회에서 가장 참된 예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온 성도들의 어머니입니다
사모는 교회 성도들의 어머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에 어머니가 계시면 자녀들의 마음이 안정되고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듯이 저 역시 사모로서 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성도들에게평안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싶습니다. 어머니의 성품이 자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듯이 저 역시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의 인격을 입을 수 있도록 힘써 노력합니다.

이민사회는 주변에 부모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기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거나 부부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순간적으로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도들이 정말 극단적인 상황에 몰렸을 때 저를 기억할 수 있도록 평소에 할 수만 있으면 성도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배 후에는 친교실에 가서 각 테이블마다 찾아다니며 성도들과 인사도 하고 한 주간 생활하면서 있었던 일을 나누기도 합니다.
부모의 역할이 자녀가 어릴 때는 보호자의 역할을 하다가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코치가 되고, 자녀가 독립적인 인격으로 자라면 멘토가 되어야 하듯이, 사모는 성도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사모의 역할도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척교회 시절에는 안내와 새가족 접견, 부엌일, 심방, 새로운 이민자의 정착을 위해 집이나 자동차 구입, 자녀들의 학교 입학, 병원에 가는 일 등을 도맡아 했습니다. 운전도 배워서 12인용 교회 승합차 운전을 하였습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젖먹이를 데리고 열심히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차츰 안정되면서부터 주로 가르치는 사역을 하였습니다. 제자반, 자녀교육 세미나, 성경 기초반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교회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책읽기를 통한 치유반을 인도하였습니다. 현재에도 여전히 가르치는 사역과 개척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우리 신문에 가정사역에 관한 글을 싣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교역자를 비롯하여 교회의 일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교회의 수많은 프로그램과 다양한 사역에 헌신하는 많은 분들이 더욱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저이 사역이며, 그들이 다 하나님께 귀한 상급을 받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매 순간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축복의 통로로 부르셨듯이 사모인 나도 한우리교회의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기도합니다.

글/성회경 사모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소재한 한우리교회는 “모든 성도를 사역자로 세우는 교회”를 기치로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제자훈련으로 배출한 지도자에게 목장을 위임하여 목자로서의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사회에 열린 교회가 되기 위해 모든 성도들이 사역자가 되어 힘쓰는 교회이다. 성회경 사모는 개척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한우리 신문에 가정사역에 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남편 남우택 목사와 4자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