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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회상 - 김삼순 집사

2011.06.29 17:12

강훈 조회 수:1080

아버지 회상

김삼순 집사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할아버지 제삿날 (그때 아버지만 교회를 다니시지 않았다.) 친척들과 함께 제사음식을 준비하던 중, 이름이야기가 화제가 되어 나는 아버지께 내 이름이 너무 싫다며 바꿔달라고 했다. 옆에 계신 고모님들께서도 조카이름이 조금 촌스러우니까 바꾸는 게 좋겠다고 거들어 주셨다. 그때 아버지께서 “이름 바꾸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들어 우리 집 형편에 어려워서 바꿀 수 없을뿐더러, 왜 좋은 이름을 바꾸느냐?”며 화를 내셨다.
아버지께서 화를 내시니까 나도 갑자기 울먹이며 “우리 집은 왜 이렇게 가난해요? 이름 바꿀 돈 없으면 아버지를 팔아서라도 바꾸고 싶다.”고 마음에 없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 일이 일어난 3일 후, 아버지께서 직장에서 근무하시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돌아가셨다. 건강하셨던 아버지께서 내가 학교에 다녀왔을 땐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 있었다. 그때 나도 아버지랑 같이 죽고 싶다고 통곡했었다.

나는 그 말 한마디가 예수도 믿지 않으신 채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했다는 생각에 잠겨 평생 죄책감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몇 년 전, 어머니와 형제, 자매 온 가족이 여행을 간 곳에서 모든 가족 앞에 나의 이런 이야기를 고백하며 죄책감에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어머니, 오빠, 언니 아무도 이런 사실을 알지도 못하셨고, 아버지께서 고혈압이 있으셔서 돌아가신 거라며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고 하셨다.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힘들었던 세월… 하나님께 용서를 구해도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또 생각나는, 그야말로 사탄 마귀가 지난 30년을 죄책감의 올가미에 씌워놓았다.
그러나 이제 사탄에게 끌려다니지 않는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았기에 참 평안을 누리며, 결코 주안에서 있는 나는 심판을 받지 않는다는 믿음의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