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버지가 될 수 없거든 좋은 목사라도 되자
2023.04.12 11:11
목회자 자녀의 삶에 대한 여러 인터뷰를 받으면 꼭 하는 말이 있다.
목회자 자녀의 고민과 고통은 단순히 목사 아들과 딸이 받는 사람들의 관심과 부담이 아니다. 목회자 자녀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아버지도 없고 목사도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세상이 무너져도 나를 지켜주고 내 편이 되어줘야 할 시기의 아빠는 내가 아니라 늘 다른 성도들과 다른 성도들의 자녀의 편에 서야 한다.
그리고 그 시기가 지나 이제 목회자로서의 아버지를 이해해 보려는 시기가 되어서 이제는 아버지가 아니라 영적 지도자인 목사가 필요한 순간에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목회자의 돌봄과 상담이 필요할 때는 목사가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의견과 말을 들어야 한다.
"니가 그러면 아빠가 목회를 어떻게 하냐.." "너라도 아빠를 이해해야지.." "너라도 도와야 아빠가 목회를 하지"
얼마 전 한 목사님께서 자신의 중학생 자녀와 겪는 갈등 때문에 찾아와 상담을 하신 적이 있다.
작은 개척 교회에서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준비하는데 이제 예배 준비때문에 바쁘고 정신 없고 그래서 자녀들에게 예배에 대한 이런 저런 예배 준비를 부탁했는데 그것이 잘 안 되어 있으면 예배 전에 아이들을 혼내고 심지어 그러느라 예배가 늦어지기도 한다는 얘기를 사모님께 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 그 목사님께 한 말이 바로 오늘 글의 제목인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없거든 좋은 목사라도 되어 보자는 말이었다.
사실 목사는 이미 좋은 아버지가 되기 힘들 수밖에 없다. 일단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해 줄 능력도 없고 또 아이 곁에서 아이를 우선해서 살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아이에게 좋은 목사... 아니 좋은 목사는 커녕 최소한 목사이기는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어느 목사가 자신의 교회의 중학생 아이에게 예배 전에 어떤 일을 시키고 그것이 잘 안 되었다고 아이를 혼내느라 예배를 늦게 시작한다는 말인가? 나를 포함한 이 땅의 아버지이자 목사님이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없거든 좋은 목사라도 되자." 아니, 더 정확하게는 "목사라도 되자."
- 목회자 사모신문 PK LOVE에서 온 편지(23. 4.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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