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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훈 성도님은 우리교회 정형남 선교사님 장남으로 국제교회 영어예배부에서 봉사했었고, 현재는 청년2부에서 행복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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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니까 100만원 예산으로 가능했습니다. 바깥에서 만들었으면 5000만원은 족히 넘었을 것입니다."

7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장발장 이병', '자베르 중위'와 사진 촬영을 한 정다훈(26) 중위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공군본부 미디어영상팀이 만든 '레 밀리터리블' 영상이 유튜브에 오른 지 하루 만에 조회 수 40만회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정 중위는 "어젯밤 할리우드 배우 러셀 크로(레 미제라블의 자베르 경감)가 우리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말을 듣고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레 밀리터리블’의 감독을 맡은 정다훈(아래) 중위가 장발장 역할의 이현재(뒷줄 왼쪽) 병장, 자베르 중위 역할의 김건희(뒷줄 오른쪽) 병장과 함께 7일 오후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군본부 제공


정 중위가 감독을 맡은 '레 밀리터리블'은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지난달 초 기획에 들어가 노래 가사를 바꾸고, 군악대와 함께 음악을 만드는 데 한 달이 걸렸다. 촬영과 노래 녹음에는 2주가 걸렸다고 한다. 정 중위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대구·청주·진주·오산 사령부를 돌아다니며 각 군악대에 소속된 성악병들에게 대본 연습을 시켰다.

동영상 첫 장면에서는 공군 장병이 활주로에서 눈을 치우며 "제설, 제설, 넉가래를 들어. 제설, 제설, 넌 2년 남았어"라는 노래를 부른다. 마치 원작 영화에서 장발장을 비롯한 죄수들이 파도가 치는 작업장에서 큰 범선을 밧줄로 당기며 노래 부르는 장면과 비슷하다. '군번 24601'로 장발장을 부르며 괴롭히는 이는 당직사관 '자베르 중위'다. 자베르 중위는 영화의 자베르 경감이 쓴 것과 비슷하게 생긴 파란색 게리슨 모자를 썼다. 공군이 작년 초부터 새로 보급한 장교용 모자다.

레 밀리터리블 동영상 캡처


'제설'을 주제로 패러디하게 된 것은 지난달 초 눈이 내리던 날 한 병사가 눈을 치우러 나가며 흥얼거린 노래 때문이었다. 원작 뮤지컬의 'Look Down' 노래 음정에 맞춰 "제설, 제설"을 흥얼거리자 부대원들은 한바탕 웃었고 누군가가 "이걸로 동영상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조감독을 맡은 오정택(25) 소위는 "군대 밖 가족, 여자 친구들은 '레 미제라블'을 보며 겨울을 즐기지만 군인들은 눈을 치우며 겨울을 느낀다"면서 "군인들이 제설 작업을 하며 겪는 애환들을 재미있는 패러디 영상으로 만들어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군인들이 만들었다고 믿을 수 없는 고(高)퀄리티"라며 놀라워한다. 하지만 정 중위는 "출연자들 이력을 살펴보면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발장' 역할을 맡은 이현재(23) 병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1학년에 다니다 입대했다. '자베르' 역할의 김건희(27) 병장도 독일 쾰른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군인1' 역할의 류성수(26) 상병은 독일 하노버 국립극장 최연소 솔리스트로 뽑혔던 인재다.

배우뿐만이 아니다. 촬영감독, 오케스트라, 음향·녹음, 화장 스태프까지 '사회에서 한 가닥 하는' 100여명의 스태프를 정 중위가 진두지휘했다. 한동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영상학과에 재학 중이던 2011년 9월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한 정 중위는 영화감독이 꿈이다. 그는 "대학원에 다닐 때 10명의 스태프와 촬영한 것이 가장 큰 규모였다"며 "이번 작업을 하는 동안 '내가 언제 또 이런 규모의 스태프들, 이런 수준의 배우들과 일해 보겠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다 군대니까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대는 닫힌 곳이 아니다. 엄청난 인재들을 사귀고 함께 일해볼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 기사 출처 조선일보 : http://bit.ly/WErFnZ
▶ 레 밀리터리블 동영상 보기 : http://j.mp/14HduSA
▶ 노컷뉴스 인터뷰 기사보기 :http://j.mp/11JLsZ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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