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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狂' 과학자 삼총사…"책이 인생을 풍요롭게"
생명 류충민· 기초 정영호· ETRI 이정원 연구원
"독서는 직관 넓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편"


◆ 성경책 일주일만에 '독파'…류충민 생명연 책임연구원


▲유충민 생명연 책임연구원
ⓒ2008 HelloDD.com
"잘못 알고 오신 거 아니예요? 책 잘 안 읽는데, 누가 또 말했지? 누구예요?"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의 첫 마디에 정말 잘못 찾아온 줄 알고 걱정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그러나 잠시후. '최근 읽은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뜸 '성경책'이라고 답했다. 연구하면서 일주일만에 정독했단다. 걱정이 사라졌다.

"퇴근 후 오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성경책을 읽었어요. 주말에는 하루종일 읽었고요. 그렇게 읽으니까 다른 차원의 감동이 오던데요. 아마 교회 다니면서 성경책 다 읽은 사람이 별로 없을 걸요. 정말 색다른 경험이죠. 성경책이 일종의 역사책이라 재미있어요. 한 번 도전해보세요."

일주일에 1권 읽기도 벅차다는 여느 연구원들과는 달리 류 박사의 1년 독서 계획은 거창하다. 올해 독서 목표 권수만 100권. 그는 "목표 권수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유익한 책들을 충실히 읽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책은 '과학이 무엇이냐'라는 원초적 질문에 답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준 귀중한 보물이다. "대학 다닐 때 충격적인 일이 하나 있었어요. 과학자들한테 과학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는 거예요. 예술과 문학이 무엇이냐고 소설가들이나 전공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다양하게 대답을 하거든요."

그래서 물어봤다. 그에게 과학이란 무엇일까?
류 박사는 "틀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 과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사람이나 어떤 집단에 통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틀릴 가능성이 많은 것이 과학"이라고 답했다.

류 박사에 따르면 과학은 직관에서 시작된다. 직관이란 그 사람이 살아왔던 많은 경험들이나 교육, 또는 책에서 들었던 모든 말들과 지식이 합쳐져 나오는 것. 그는 "소설이나 신문기사, 시 등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직관을 넓힐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면서 "직관이 넓으면 멋진 가설을 만들 수 있고, 그 가설이 넓은 과학으로 연결된다"며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의 경우,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된 책들만 읽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는 "전공과 별개인 책들을 읽어야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책을 읽는 것 자체에서 재미를 찾고, 재미를 위해 읽는 다면 책을 손 쉽게 접할 수 있고, 연구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그가 책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 1학년 시절 그는 학생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즈음,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내면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환경이 끼친 영향도 컸다.

"아버지가 책을 많이 좋아하세요. 아버지 평생에 하고 싶으신 일 중 하나가 평생 읽은 책 중 가장 좋은 책 1000권을 골라서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죠. 1년에 200권 정도 읽으시는데요. 늘 책읽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제가 읽는 것도 자연스러워졌어요."

부전자전이다. 류 박사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류 박사의 아들도 책을 읽을 때면 옆에 앉아서 함께 독서를 한단다. "읽으라고 한 적 없는데 독서를 하고 있더라고요. 분위기가 형성되니까 아이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인식을 하는 것 같아요. 뭐, 독서야 습관 되면 좋은 것 아니겠어요? 허허허."

그는 책을 다른 세계와 통하는 창구로 표현했다. 류 박사는 "책 하나는 전혀 다른 세계에요. 책장을 연다는 것은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는 의미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맛을 들인 사람들은 계속 책을 보게 되는거죠. 억지가 아닌 자기한테 맞는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우직한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대덕넷 임은희 기자> redant645@hellodd.com  
2008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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