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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여성CEO 열전] 웹·앱 개발회사 ‘조앤’ 양지영 대표


양지영 대표가 지난 13일 세종시 조앤 사무실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웹 접근성 신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허란 인턴기자


양지영 성도님은 청년1부에서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JOANN CEO 양지영/웹 접근성, 웹 디자인,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 모바일 웹·앱 개발’

“웹 접근성이라니….” 화려한 명함을 받아들고 한참 들여다보자 그의 설명이 바로 이어졌다.
“흔히 웹 디자인은 눈에 보이는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저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기재부)에서 만난 양지영(43) 조앤 대표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디자인하는 일’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양 대표는 기재부 산하 협동조합 구축을 위한 사이트·모바일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전문 용어로 ‘웹 접근성’이라는 말을 쓰는데 시각장애인 등 웹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웹을 디자인한다는 것이다. 지난해엔 벤처창업 박람회 지식서비스기업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양 대표는 1972년 충남 보령에서 1남5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90년 고3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등록금이 없어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한양전문대(도자기공예)에 입학했다. 어렵사리 졸업했지만 일자리가 없어 아르바이트 등으로 세월을 보내다 2000년 방송통신대학 교육과에 편입해 다시 학업에 열중할 수 있었다. 남들은 회사에서 안정된 직장생활을 시작할 서른 즈음에 양 대표는 새로운 길 찾기에 나섰다. 당시는 새천년을 맞아 IT벤처산업 붐이 일 때였다. 우연한 기회에 IT 관련 학원에 등록한 게 운명을 바꿔놓았다.

2002년 벤처기업에 입사한 뒤 실력을 인정받고 프리랜서로 일하며 KAIST 등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역량을 키워나갔다. 자신감이 생기자 가슴 한 구석에서 창업에 대한 열정이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부족해 가슴 속으로만 다짐할 뿐이었다.

2006년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주님을 새롭게 만난 것이 양 대표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전에는 세상적인 성공을 꿈꿨지만 이후부터는 모든 삶을 예수 그리스도 중심으로 바꿨다.

조엘 오스틴 목사가 쓴 ‘긍정의 힘’과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도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믿는 대로 된다’는 메시지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기 전 12시간을 그린 영화는 양 대표의 온 몸을 전율케 했다. 그녀는 벤처기업에서 3년6개월간 일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프리랜서 웹 개발자로 수년간 일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기관 사이트, 교육기관 사이트 등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았다.

양 대표는 ‘1만 시간의 법칙’(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처럼 하루 3시간, 1주일에 20시간씩 꾸준히 연마하는 세월을 보냈다. 2011년 8월, 마침내 그녀는 10여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웹 개발 전문회사 조앤을 설립했다.

양지영 조앤 대표가 지난해 12월 4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2013 대한민국 벤처창업 박람회 지식서비스기업 부문’ 표창을 받고 있다. 조앤 제공


“조앤의 기업철학은 좁은 길을 가야만 하는 크리스천의 삶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또한 정직을 최고의 자산으로 삼아서 느리지만 정도를 걷는 것이 더없이 값진 삶의 가치인 것을 덕목으로 삼겠습니다.”

양 대표는 당시 ‘항상 고객의 성공을 도와드리는 신의 선물 같은 존재로 일함’을 최우선 사명으로 삼았다. 양 대표는 ‘God is Gracious’(신의 자비로움, 은총)라는 뜻의 ‘Joanne’에서 회사명 조앤(JOANN)을 따왔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으로부터 지원받아 기업의 틀을 갖췄고 세종ICT지원센터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다수 1인 창조기업이 그렇듯 사무실 마련, 운영자금, 홍보·마케팅 등 창업 과정에서 만난 장애물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창업 직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들의 정보를 잘 수집해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특히 그녀는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1인 창조기업 대전 비즈니스센터 입주 1기생으로서 사무실 제공, 교육, 창업 관련 지원 등의 혜택을 바탕으로 창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실패 요인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운영자금은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청년창업자금 5000만원을 저리로 융자받아 해결했다. 2012년에는 1인 창조기업 마케팅 활성화 지원사업(대전문화산업진흥원) 등의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홍보·마케팅의 난관도 이겨냈다.

양 대표는 ‘스펙’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고급 기술자 등급(소프트웨어 개발 등급), 웹 디자인 기능사 등 관련 자격증은 물론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음악 학습방법 및 학습 시스템’에 관한 특허도 출원 중에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콘텐츠 톡톡 상상 페스티벌 아이디어 공모전’ 장려상을 수상했고, 12월에는 ‘2013 대한민국 벤처창업 박람회 지식서비스기업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08년 시행된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따라 모든 법인은 2014년 4월부터 장애인들이 웹에 접근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의무적으로 웹을 디자인해야 한다.

양 대표는 “많은 기업이 웹 접근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조앤은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웹 사이트 서비스를 다양한 기업에 저렴하게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보 소외계층에 해당하는 노약자들이 정보를 쉽고 빠르게 장애 없이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 대표의 사무실은 세종시 조치원읍 새내로 122 행복코아 3층 세종ICT지원센터 1-2호.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기 위해 365일 영성의 불을 밝히고 있는 양 대표는 지난해 말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가 쓴 책 ‘영성일기’를 읽고 24시간 예수님과 함께하는 신앙 일기를 쓰고 있다.

◇양지영 대표

△1972년 충남 보령 출생 △2006년 방송통신대 교육과 졸업 △2007년 ㈜코어테크놀로지 디자인팀장 △2009년 고잉컴㈜ SI사업부 과장 △2010년 세븐버디 네트워크 디자인팀 과장 △2011년 조앤 창립 △2013년 대한민국 벤처창업 박람회서 대통령 표창

세종=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출처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817889&code=23111614&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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