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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 발행인칼럼]

 

분별력은 사역자의 걸음을 밝혀 주는 가로등입니다

 

조성희 사모(행복연구원장)

 

1980126, 한 사역자가 플로리다 해변을 거닐고 있었다. 그는 미국과 전 세계 1,400만의 시청자를 보유한 PTL(Praise The Lord) 기독교 방송 네트워크의 대표자며 300만 평 규모의 헤리티지 USA로 대표되는 기독교 사역의 대표였다. 그는 많은 목회자들이 부러워하는 사역자이지만 많은 사역으로 인해 심히 피곤해졌고 가족들과도 소원해졌다. 20년간 함께 동역해 왔던 아내와의 관계에서도 오해와 갈등이 생겼다. 마음이 외롭고 힘들어진 사역자는 어린 딸과 함께 이곳에 와서 휴식도 취하고 방송국 모금 활동도 진행하기로 했다.

 

* 은밀하게 다가온 유혹 : 바로 이날 지인이 해변까지 찾아왔다. 그는 한 여성도가 만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요청했다.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거절했지만, 지인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끈질기게 요청했고 결국 그녀를 만나 주기로 했다. 사역자는 지인과 함께 여성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걸음을 옮겼다. 호텔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에서 내렸다. 이제 사역자는 혼자서 한 발자국씩 걸음을 옮겼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와 가슴에서는 양심의 소리가 들렸지만, 그 소리를 억눌렀다. 아내로 인해 받은 상처를 되갚아 주고 싶다는 어리석은 마음을 거절하지 않고 호텔 방 안에 발을 들여놓았다. 방 안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성이 자극적인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약 20분간 서로가 아무 말 없이 육체의 선을 넘고 말았다.

짧고 강렬한 순간이 지난 후 사역자는 새로운 두려움과 떨림으로 몸서리를 쳤다. 자신이 너무 더럽고 추하게 느껴져서 뜨거운 물을 틀어 놓고 수없이 샤워를 했지만 더러움은 씻기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결혼 세미나 강사이며 유명한 정신과 의사를 만났다. 그의 조언을 들었고 하나님께 회개했다. 상대방 여성에게도 전화를 걸어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 여성이 거듭 만나기를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다만 박사의 조언을 따라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은 미루었다. 그 시점에서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아내가 용서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옳았음을 훗날 깨달았다. 그리고 이 사건은 7년이라는 세월 동안 수면 밑에 가라앉았고 그는 여전히 사역의 대표자로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 쓰나미처럼 몰려온 어두움과의 결탁 : 19873,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7년 전에 만났던 여성이 지역의 신문사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사건을 공개했고, 자신에게도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 사역자는 큰 혼란에 빠졌고 스텝들은 사역에 미칠 타격을 걱정하였다. 스텝들은 사역자가 전면에 나서는 것을 말렸고 문제 해결을 위해 목회자와 변호사를 주선해 주었다. 그들은 평소에 별로 친분이 없거나 이름만 들어 본 사람들이었다. 사역자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불안함 때문에 조용히 무마하고 싶었다. 아내와 교계 원로들과도 상의하지 않고 그들의 말을 믿고 의지했다.

어느 날, 그들은 좋지 않은 상황을 설명하면서 강하게 요구했다. “목사님, 지금 당장 사역을 내려놓고 근신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사임하고 6개월만 조용히 기다리면 사역지에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해 주겠습니다.” 그들은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미리 준비해 온 문서를 내밀었다. 6개월 근신 기간 동안 그의 사역지를 위탁한다는 문서였다. 사역자는 불과 몇 시간 만에 바로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그의 거대한 사역을 위탁한다는 문서에 사인하고 말았다. 그것도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사역자는 자신의 집무실과 사역지를 정리할 시간도 갖지 못했지만 돌아간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안심했다.

 

* 파멸의 수렁에 빠졌다 : 그는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밤낮으로 들이미는 카메라를 피해서 도피하는 삶을 살았다.

6개월 후가 되면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는 희망을 붙잡았다. 그러나 6개월이라고 명시했던 그 문서는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 6개월이 지났지만, 그들은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면서 사역자를 말렸다. 가장 신임했던 동역자와 많은 스텝들이 해고당하고 사역지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보면서 그제서야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사역자는 삼손처럼 손과 발이 다 묶여서 아무런 힘이 없었다. 안티 크리스천을 비롯해서 평소 그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지도자들의 공격, 음해, 거짓 증언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되었다. 결국 사역자는 그의 사역지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방송 사역과 모금 사역, 300만 평의 수양관을 지으면서 공금 유용과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죄목으로 고소되었다. 최후 판결에서 45년형의 선고를 받았다. 사역자 자신은 법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사역지를 삼키려던 음모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감옥 생활에서 46개월 만에 무혐의를 받고 출소하였다. 그는 감옥에서 출소한 후, 모든 것을 잃었음을 알았다. 하지만 새롭게 열어 주시는 또 다른 문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를 깨달았다. 번영 신학에 사로잡혀 성경에 충실하지 못했던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십자가의 복음으로 살려 주신 하나님을 고백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내가 틀렸었다라는 책의 저자다. 주인공은 1970년대부터 1987년까지 가장 성공한 사역자, 21세기 성공 복음의 아이콘이었던 짐 베커’(Jim Bakker) 목사다. 짐 베커 목사의 자기 고백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고, 무서운 악몽을 꾸는 듯하다. 장장 500면이 넘는 분량이어서 읽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지면을 할애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 사역자가 분별력을 가져야 하는 이유

 

나는 짐 베커 목사의 책을 두 번 읽으면서 가슴 떨리는 전율을 느꼈다. 사역자가 분별력을 잃어버리면 얼마나 어이없이 무너져 내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평신도는 열 번 넘어지고 한 번 회복하면 모두 격려하고 지지하지만, 사역자는 그렇지 않다. 단 한 번 영적 분별력을 잃어버려도 돌이킬 수 없는 올가미가 되어 어두움의 세력들에게 끌려다니게 된다. 그러므로 사역자는 사역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시라도 영적 분별력을 놓치면 안 된다.

분별력은 사역자의 정체성과 사역의 존재 의미와도 직결된다. 사역자는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위탁받은 일을 감당하는 종이다. 동시에 복음을 위하여 사람들의 종이 되기를 자처한 사람이다. 하나님의 뜻을 사람들 가운데 드러내는 사역을 위해 반드시 성숙한 지도력이 필요하다. 성숙함은 하나님의 분별력으로 정확한 인식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너희로 지극히 선한 것을 분별하며 또 진실하여 허물없이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르고”(1:10). 사역자가 선한 것을 분별하여 끝까지 나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분별력 없는 사역자는 운전면허가 없이 스스로 경험해 본 운전 실력으로 거리를 질주하는 것과 같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역자가 맡은 사명을 잘 감당하려면 분별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분별력은 사역자의 걸음을 밝게 비춰 주는 가로등과 같다. 캄캄한 밤길을 걷는 사람과 가로등 불이 환히 비치는 길을 걷는 사람의 차이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 사역자가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다. 사역자들이 영적인 대적은 잘 알고 있는데 자신에 대해서는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주변 사람과 환경만 탓하고 자신을 결코 돌아보지 않으려는 사역자는 적에게 허점을 보여 승리할 수 없다. 승리하는 삶을 위해서 사역자가 스스로 자신을 분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1. 자신의 기질과 성품을 잘 분별해야 한다

기질은 타고난 천성적인 부분이고 이 기질이 주변 사람과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빚어지면 개인의 성품이 된다. 가령 우울한 기질의 사람도 가정의 분위기가 밝고 사랑받는 문화 속에서 성장하면 기질의 장점과 좋은 경험이 모여서 좋은 성품이 만들어진다. 반대로 우울질인데 가정의 문화도 어둡고 부정적이면 더욱 어둡고 우울한 성품의 사람이 된다. 사역자들의 성품도 예외가 아니므로 자신의 기질과 성품을 잘 분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역자가 자신의 기질과 성품을 분별하면 자신의 약점을 따라 움직이는 연약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관계의 어려움을 만나도 먼저 자신을 돌아보므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기질과 성품의 차이를 이해하면 상대방과의 매듭을 푸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당회 때마다 늘 한마디를 하는 평신도 지도자가 있다면 사역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저 사람은 나를 싫어해서 꼭 딴지를 거네라고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은 사역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덜어 낼 수 있다. 기질과 성품이 발동하는 것임을 알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회의를 주도하는 사역자 자신의 기질과 성품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 돌아보고 상대방의 기질에 잘 맞는 회의 방법, 과정을 선택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2. 잘할 수 있는 것과 잘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역자가 사역의 길에 들어설 때 자신에게 있는 은사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숙고가 없이 출발한다. 눈으로 본 선배 사역자들을 그대로 따르거나, 몸담았던 교회에서 익숙한 것을 따라 사역의 형태를 정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부분은 신나게 감당이 되는데, 어떤 부분은 영 내키지 않아서 불편한 심기를 안고 이어간다. 사실 사역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만 선택할 수 있는 사역지는 없다. 그럼에도 자신의 은사를 잘 파악하고 있으면 지혜로운 안배를 할 수 있다. 잘할 수 있는 것은 기쁘게 하고, 노력해야만 할 수 있는 영역은 조금 더 힘을 쓰고, 노력해도 잘 안 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다른 동역자나 평신도 지도자에게 일임하는 것이 지혜다. 잘 안 맞지만 꼭 해야 하는 사역이라면 나를 보완해 줄 동지를 옆에 두고 협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역자가 잘하고 못하는 영역도 자세히 보면 자신의 기질이나 성품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0대 중반에 새가족 심방 사역을 맡았던 나는 아침마다 낯선 성도에게 전화하고 심방 스케줄을 잡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세월이 흘러서 뒤돌아보니 나이가 어린 탓도 있었지만, 나의 기질이 낯선 사람을 어려워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의 제자훈련은 소수이면서 일 년 동안 함께 하니 동역자 의식이 충만하고 나에게 잘 맞는 옷처럼 편안하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의 사역임을 느낀다.

 

3.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분별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일정한 패턴을 띤 삶의 형태가 있다. 이것은 자신이 일상적으로 지내 온 습관이 반복되면서 형성된 삶의 태도다. 습관은 제 2의 천성이라고 불리는 만큼 사역자도 습관을 따라 움직이는 삶의 패턴이 있다. 중요한 것은 사역자가 스스로 길들여져 온 습관이 자신의 사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으르고 잘 미루는 습관, 무엇이나 대충하는 습관, 언제나 진지함이 없고 가벼운 언행의 습관, 기분을 따라 즉흥적인 결정을 내리는 습관, 감정이 좋을 때와 나쁜 때의 굴곡이 크게 드러나는 습관, 어딘가에 중독되는 습관 등이다. 이런 습관들은 당연히 사역의 마이너스로 크게 작용할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조심해야 할 습관이 하나 더 있다. 늘 대접받는 것에 익숙한 습관, 누구에게나 가르치려고 하는 습관, 때마다 달라지는 말의 습관, 사역자인 것을 권위로 내세우는 습관 등이다. 사역자가 자신의 습관만 잘 살펴보아도 사역의 함몰된 부분을 발견하고 메울 수 있다. 사역자가 실컷 수고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데는 잘못된 습관도 한몫을 한다. 잘못된 습관만 깨달아도 사역의 큰 전환점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병든 가지는 속히 쳐내는 것이 유익하듯이 사역자도 좋지 않은 습관을 가지치기하므로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라.

 

4. 정직하게 지성소의 상태를 분별해야 한다

모든 사역자에게는 영혼의 방인 지성소가 있다. 이곳에서 하나님을 알현하고 엎드리므로 진정한 하나님의 통치가 일어난다. 그러나 사역에 쫓기다 보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지성소에 대한 출입을 소홀히 할 때가 있다. 사역자의 지성소에 거미줄이 쳐져 있고 문이 굳게 닫혀 있어도 금방 드러나지 않는다. 지성소는 사역자의 가장 내밀한 방이어서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고 지적할 수 없다. 사역자 자신만이 정직한 마음으로 지성소를 관찰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전하던 성경말씀이 자신의 삶에도 잘 적용되고 있는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신앙 양심의 사이렌은 잘 울리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만약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는데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사탄의 불같은 시험을 만나면 모두 불에 타고 잿더미만 남게 될 것이다. 사역자가 지성소를 등한시한 대가는 혹독한 값을 치르게 된다. 이렇게 분별력을 잃어버린 사역자는 아무리 수고해도 공허한 메아리처럼 알맹이가 빠진 사역이 된다. 다시 한번 지성소의 문을 활짝 열어보자. 성령의 바람이 불어와 새 공기를 만들고, 코끝의 숨이 싱그럽게 느껴지도록 은혜 주실 줄 믿는다. 생명이 역동하는 현장, 하나님의 분별력과 지혜가 임하는 현장이 우리의 지성소 되도록 주인의 손에 올려 드리면 좋겠다. 하나님의 손에 끝까지 쓰임 받는 사역자들의 특징은 영혼의 지성소에서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 이후에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하나님 경외함을 잃어버리면 다 잃어버린다는 진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하나님의 뜻으로 다가오는 비전에 대한 분별력

 

사역자가 비전을 품을 때 하나님의 뜻과 무관하게,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며 시작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하나님의 뜻임을 선포하고 출발했는데 시험에 들어 중도 하차하고, 결과가 황폐해지는 것을 보면서 과연 하나님의 뜻이었을까 의심이 가는 때가 있다. 사역자들이 말하는 하나님의 뜻은 어떻게 분별되어져야 할까.

 

1. 비전에 대한 확신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살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사역자의 비전은 그 출처가 말씀에서 나와야 한다. 누군가의 영향을 받고, 시대의 트렌드를 따르고, 다른 사람 모방하는 것에서 출발하면 안 된다. 교회를 통해서 일하시기 원하는 하나님의 목적이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하나님의 목적은 영혼을 구원하고 신앙의 본질을 견고히 세우는 것이다. 건물을 짓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도 다 본질에 충실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에 불과하다. 하나님의 진정한 뜻을 분별하는 방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선포할 때 제일 먼저 목회자의 가슴에 사모하는 마음을 준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2:13). 시간이 지날수록 소원을 품고 기도하게 만든다. 기도 가운데 더욱 견고한 마음의 확신을 주신다.

그다음에는 말씀 속에서 직접적인 확신을 주신다. 내적인 확신과 말씀의 응답이 확실하면 그다음 단계는 하나님께서 상황을 그쪽으로 이끌고 계시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확신이 생겼다고 곧바로 입을 열어 선포하고 자신이 성급하게 움직이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하나님께서 환경을 통해 열어 보여 주시고 물 흐르듯이 인도해 주실 때 따라가면 된다. 이 또한 하나님 주신 비전을 분별하는 태도이다.

 

2. 비전은 하나님 앞에서 충분히 묵혀야 한다

하나님의 뜻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벼락 치듯 들려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과 함께하는 깊은 사귐 가운데서 우리 마음에 살포시 다가온다. 마치 갈멜산에서 기도하던 엘리야의 눈앞에 한 점의 구름이 살포시 드리우는 것과 같다. 엘리야는 갈멜산의 영적 전투를 치른 후, 하나님께서 비를 내리시겠다는 확신이 다가왔다. 엘리야는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엘리야가 갈멜산 꼭대기로 올라가서 땅에 꿇어 엎드려 그의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고”(왕상 18:42). 한편으로는 사환을 보내서 내적 확신이 확증되는 증거를 얻기 위해 일곱 번이나 심부름을 시켰다. 자신이 입을 열어 선포한 꿈이 비가 되어 쏟아질 때까지 엎드렸다.

이와 같이 하나님이 주시는 확신이라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누군가 급하게 서두르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 당신에게만 특별히 말해 주는 것이야라고 설득하면 그것은 가짜다. 우리의 사역지에서 이러한 감언이설(甘言利說)을 많이 경험해 보지 않았는가. 여기에 속아서 땅을 사고 집 짓고 관계에 얽히고 빼도 박도 못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하나님의 비전은 결코 서두르지 않으신다. 어떤 비전들은 확신을 주시고 몇 달이 아니라 수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진짜 하나님의 뜻으로 비전을 소유한 사람은 침묵한다. 그의 행동을 더욱 신중히 하며 기다린다.

 

3. 동역자들과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아이들이 제 것을 지키고 싶을 때 손을 꽉 움켜쥐듯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면서 자기 손안에 움켜잡고 있는 사역자들도 있다. 그의 손안에 있는 것이 정말 하나님의 뜻이라면 손바닥을 펼쳐서 열어 보이는 담대함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계획하시면 누구도 그것을 훼방할 수 없다. 사람이 누구라서 감히 하나님의 계획을 막을 수 있겠는가. 자신의 동역자들과 충분한 나눔을 갖고 비전을 공유하면 그것 역시도 비전을 분별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공동체가 함께 동참하는 선한 일을 꿈꾸신다. 혹 누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사역자를 힘들게 하면, 비전을 하나님께 맡기고 천천히 움직이면 된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비전을 이루시기 위해 친히 앞장서시고 그 사람을 다스리신다.

우리 교회도 어떤 일을 계획할 때면 크고 중요한 일일수록 평신도 지도자들과 충분한 나눔을 가진다. 설문지도 받고 의견 을 수렴하고 함께 동역하도록 동참시킨다. 일이 완성되면 다 시 평가서를 돌려 건강한 평가를 받는다. 사역자 혼자서는 하 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4. 비전에 탐심이 섞이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사역자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비전을 받았다고 느낄 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은혜의 지성소에서 하나님이 마음에 지펴 주시는 불씨다. 또 하나는 주변의 상황과 경험을 통해서 깨닫고 마음에 붙여지는 불씨다. 두 가지 다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방법이다. 문제 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외치는 비전에도 인간의 욕심이 가미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 니라 사역자가 외치는 비전이 하나님의 뜻과 무관한 경우도 있다. 자신의 욕심이나 고집, 야망으로 꾼 꿈인데 자꾸 바라보고 사모하니 진짜 비전처럼 사역자 자신도 속는 것이다 .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묵히면서 기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전을 들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뜸을 들이다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비전의 속 색깔이 드러난다. 굳이 세상의 탐욕스러운 물욕, 정욕, 명예욕이 아니더라도 사역자의 내면에 고상한 욕심도 더러 숨어 있다. ‘누구보다 더 잘되고 싶은 욕심이다.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욕심, 더 인정받고 싶은 욕심, 더 의롭고 깨끗하다 는 평을 듣고 싶은 욕심, 더 좋은 설교자로 이름을 얻고 싶은 욕심을 포함하여 다양한 욕구가 섞여 있다. 욕심이 가미되면 순도 높은 하나님의 비전을 성취하기 어렵다. 혹 눈에 보이는 성취가 이루어져도 언젠가 빛바랜 흉물처럼 전락할 수 있다.

 

@ 분별력 있는 사역자가 되기 위한 원칙 세우기

 

생전에 사역자로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신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목사님은 올바른 사역자가 되기 위해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간단하지만 명료하고 정확하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었다.

1. 재정 문제에서 투명하게 행하겠다.

2. 이성과 단둘이 함께 있지 않겠다.

3. 다른 사역자들과 좋은 동역을 유지하겠다.

4. 사역을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겠다.

 

이성에 대한 원칙을 지켜 낸 일화를 들었다. ‘힐러리 클린턴여사가 독대하기를 요청했는데 끝 까지 그 원칙을 고수하였다. 시내의 한 레스토랑에서 많은 수행원들에게 둘러싸여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오늘의 사역자들도 자신을 위해 사역의 원칙이나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정해 놓으면 좋을 것 같다.

- 부부가 화목하여 연합을 이루는 것은 최고의 전술이다.

- 사역의 고뇌와 기쁨을 나누는 좋은 친구를 두어야 한다.

- 하나님의 계획이 느껴지면 침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 중요한 일일수록 혼자 결정하지 않아야 한다.

- 새롭게 시도하는 것은 동료들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

- 급하게 빨리 서둘러야 되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 아니다.

- 감정이 상할 때는 어떤 말과 행동을 결정하지 않는다.

- 잘못을 깨달았을 때는 정공법을 써서 용서를 구해야 한다.

- 그 누구와도 비밀스러운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짐 베커 목사의 내가 틀렸었다라는 고백으로 이 글 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오늘 우리 자신도 순간순간 하나님 앞에 이 고백을 올려 드리면 좋겠다. 이 고 백만이 하나님의 옳으심과 완전하심을 인정하고 그 분의 지혜를 구하는 태도가 됨이다. 사역자의 분별 력은 다른 곳에서 결코 얻지 못한다. 하나님의 지혜 가 덧입혀질 때만 연약한 사역자에게 분별의 빛이 정오의 빛처럼 밝게 빛나게 될 것이다.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

(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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