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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새로남교회가 이단과의 법정 투쟁 끝에 승소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대전기독교연합회의 승리다. 내용은 이른바 체육관집회로 알려진 박옥수 집단과의 명예훼손 시비였다.

발단은 2004년 부활절 연합예배. 대전기독교연합회는 ‘이단으로부터 우리 교회, 가정, 고장을 지킵시다’라는 전단지를 배포했다. 당시 대전지역은 구원파 부류인 박옥수 측이 언론을 통해 무차별 홍보와 포교를 일삼고 있었다. 사태를 단순히 여기지 않았던 대전기독교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는 그해 10월 전단지를 제작, 배포했고, 박옥수 측이 이를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단대책위원장은 새로남교회의 오정호 목사였다. 오 목사는 위원장으로서 자연히 이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고 새로남교회 또한 담임목사를 도와 대응에 나서게 되었다. 소송 과정은 험난했다. 1차 검찰조사에서는 무혐의 처리되었으나 상대가 항소한 정식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이 나왔으며 이후 역전, 재확인의 험난한 다툼 끝에 최종으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법정 승리를 기뻐하는 게 아니다. 지루하고 피곤한 법정 투쟁에서 진리의 승리를 장식했다는 그 점에서, 그리고 또 오 목사와 새로남교회를 위시하여 역내 여러 교회들이 힘을 합쳐 이단 박멸을 위해 분연히 일어나 싸웠다는 점을 두고 기뻐하는 것이다.

사실 박옥수 집단은 조직과 재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개 교회가 감당하기에는 벅찬 상대다. 그런데다 재판은 승율 반반의 게임이기에 가슴 조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새로남교회 교인들은 더 뭉쳐 기도했고 자금을 모았다. 역내 교회들도 격려와 함께 후원금을 보내주며 힘을 보탰다.

이번 새로남교회의 대법 승소는 단순히 개교회나 지역 교회의 승리가 아니다. 한국교회 전체에 박옥수의 이단성을 증명시켰으며 진리 파수가 얼마나 힘든지도 보여줬다. 그러면서 무사안일에 빠져있는 한국교회에 할 수 있다는 의지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일깨워 줬다.

교회사는 이단과의 투쟁이 언제나 멀고도 험한 길임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웬만한 교회들은 이단 비판 집회 장소로 빌려주는 것조차 회피하려는 게 요즘 세태다. 그런 형편이기에 금번 새로남교회의 승소 소식은 희미해져 가는 한국교회의 이단척결의지에 경종을 울려주었다는 점에서 아주 값진 의미가 있다. 총회는 이단과의 싸움에 단호히 대처하여 진리를 사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