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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오정호 담임목사님께!

 

연일 海霧가 짙은 가을날 새벽입니다.

딸(지원)의 婚事를 보름 앞두고, 처음 겪는 가정의 大事인지라 여러 준비와 세상적인 염려로 輾轉反側 잠 못 이루다가, 영종도 館舍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평소 존경하고 사랑하는 담임목사님께서 지난 5월말 안식월을 맞아 출국하시던 자리에서 불쑥 주례를 부탁드렸는데, 神大院 제자인 동욱이를 칭찬하시면서 흔쾌히 승낙해 주셨습니다. 7월말 귀국을 영접하던 공항에서도 결혼 준비는 잘 되고 있느냐는 관심으로 제 손을 잡고 축복기도를 해 주시면서, 목회자 장인으로써 많은 기도가 필요함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리며, 그 말씀을 평생 잊지 않고 실천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부족한 제가 목회자의 장인이 된다는 것, 우리가정에 기독교의 가치관과 믿음의 기틀을 확고히 세우는 이번 혼사는 큰 事件(?)이 아닐 수 없습니다.

2년전 여름 딸아이가 결혼을 거론했을 때, 저와 아내는 크게 반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혼 연령도 아직 이르고, 세상적인 여러 조건들로 비교해 볼 때, 돈 잘 벌고 편히 살 수 있는 믿음 좋은 평범한 직장의 신랑감을 고를 수 있다는 욕심과 사모의 길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있기에 저희 부부는 마음이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 문제로 1년반 가까이 딸아이를 온갖 회유로 설득하였지만 소용없이 갈등만 깊어 갔습니다. 그렇게 눈물로 기도하던 중 올해 새해은혜 집회중에 본당 현수막에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라는 시편 128편 1절 말씀이 아내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었고, 저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생각해보니 은혜로 다가 왔습니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는 속담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5월말에 兩家間 상견례를 하였고, 목회를 하시는 사돈댁에서는 결혼 일정 등 모든 것을 저희에게 위임해 주셨습니다.

 

딸 자랑 같지만 성장과정에서 꾸지람 한번 없어도 자기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아이였습니다. 해외연수 한번 보내 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대학졸업전에 취업이 결정되어 3년간 모은 적금으로 18년 동안 굴리던 아빠의 차가 너무 위험하다고 올 봄에 새 車를 사준 영혼이 밝고 맑은 효녀입니다.

 

저는 주님 보시기에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목회자를 사위로 얻게 된 과정, 저의 지난 모든 삶을 돌이켜 보면 하나님의 세밀한 은혜의 손길이 간섭하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매로 만난 믿음 좋은 아내는 나의 구원을 위해 기도해 주었고, 종교적 갈등으로 신혼초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5년 후인 1991년 부활절날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고, 두 아이가 모태신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1998년 8월 정부대전청사로 직장이 옮겨지면서 그해 가을 탄방동 새로남교회에 등록이후 훈련을 받고, 10년째 부부순장으로 찬양대원과 안내위원으로 각각 섬기고 있습니다.

 

이번 혼사를 통해 아들을 얻는 기쁨으로 사위 동욱이가 목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저희 부부는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지난 10월 6일 인천 주안동 은석교회에서 동욱이의 牧師按手式을 앞두고 사돈내외와 점심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식사 후, 저는 그날 새벽에 나의 솔직한 심정을 담아 쓴 한 장의 편지를 예비사위에게 전하고, 사돈내외가 계신 그 자리에서 읽게 하였습니다.

그 글을 읽는 동욱이의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알 수 있었고, 목회자의 길을 바르게 갈 것이며, 지원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가정을 잘 이끌어 가겠다는 다짐을 받았습니다. 그런후 안수식에 참석하였는데 저희 부부에게도 감동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난 1년반 가까이 결혼승락을 반대하며, 마음 상했던 일들이 교차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질 만능주의로 人命을 경시하고, 아내에게 함부로 대하는 험한 요즘 세상에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도 사위를 잘 얻었다고 부러움에 저를 축하해 주고 있습니다.

결혼 당일 목사님의 귀한 주례말씀이 새 가정을 이루고, 牧者의 길을 가는 신랑과 그를 돕는 配匹에게 평생 새기며 삶의 힘과 용기가 되는 主禮辭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당일 賀客중에는 저희 직장동료 등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否認하는 이들에게 믿는 자의 축복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하시고, 대형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들에게도 우리교회의 좋은 시스템을 재인식 시켜주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새생명축제를 한 주 앞두고 하나님이 누구신지? 복음을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 傳導의 현장이 되는 은혜의 예식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가문에서 비록 신앙의 첫 세대이지만 많은 믿음의 선진들의 후손이 이 땅에서 영향력을 미치며 살아가는 것처럼, 지난 주일저녁 예배시 특강을 해주신 김승규 前 법무부장관님의 가문과 같이 제 후손들이 30년후, 100년후 믿음의 명문가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목사님 감사합니다.

 

2015. 10. 23

 

남20다락방 순장 박상덕 집사 올림

 

끝으로, 지난 10.6일 목사안수식 때의 편지도 첨부화일로 동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