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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ecumenicalpress.co.kr/article.html?no=66537지역사회 및 북한과 해외에 사랑 전한 ‘커피 한 잔의 기적’
대전 새로남교회 카페 수익 10억5천만원 사회 기부, 깊은 감동 전해



2013년 한국기독교계는 갈등과 분열, 각종 추문으로 위상이 추락한 모습을 보였다. 교회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데 내부의 곪아 있던 문제가 터져 나오니 오히려 사회가 한국교회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맹목적인 기독교 안티 세력들은 한국기독교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한국교회가 회생 불가능한 집단인 것처럼 매도했다.

또한 사회의 일반 언론들은 한국교회의 좋지 않은 면을 보도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고 그동안 기독교계가 감당해온 순기능을 보도하는 것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기독교계 언론들도 내부의 비리를 들춰내는데 혈안이 돼 문제를 오히려 확산시키려 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 가운데 지방의 한 대표적 교회가 수년에 걸쳐 사회에 10억여 원을 기부한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려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이번 기부 미담은 한국교회가 여전히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교계와 사회에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3,650명 자원봉사자의 헌신 모아 기적 이뤄
2013년의 마지막 주일인 12월 29일. 예장합동 교단의 대표적 교회 중 하나인 대전 새로남교회(담임목사 오정호)는 ‘새로남카페 사회기부 10억 돌파 기념 기자회견’을 가졌다. ‘커피 한 잔의 기적’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은 2004년부터 새로남교회가 교회 내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창출한 이익을 어떻게 사회에 기부했는지 발표하는 자리였다.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오정호목사는 “사회 일각에서는 교회가 카페를 운영하면 돈을 벌려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고 교회가 사회에 희망을 주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우리가 서원한 것을 이룰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커피 한 잔에 담긴 이웃사랑의 의미를 잊지 않고 교회 카페를 찾아주신 여러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 싶어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오목사의 말에 따르면 새로남교회는 2013년 10월에 사회 기부액이 10억5,200만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는 연인원 3,65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담긴 결과이기에 더 의미가 깊다. 자원봉사에 임한 교회 성도들은 “커피를 통해 어르신들을 섬기고, 지역사회를 웃게 하며, 아픔을 치유하고, 사랑과 감동을 전할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작은 정성이 모여 큰 성과를 이룬 것에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동안 새로남교회가 사회에 기부한 수익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쪽방촌, 장애인, 연탄은행, 복지관, 저소득층 의료비 및 생계비, 사회복지시설 지원 등 사회 취약계층 지원금 1억9천149만원 △초·중·고 결식학생 급식비, 불우 대학생 장학금, WOW 고교농구대회 장학금 등 장학 지원금 3억7천2백10만원 △6·25남침 한국전쟁 참전용사, 수의제작, 경로당, 홀 어르신 등을 지원한 어르신 지원금 6천8백8십만원 △개인 및 단체, 사회복지공동모금, 푸른대전가꾸기, 혈핵협회, 환우돕기 등 지역사회를 돕는데 사용한 1억8천2백6십만원 △유진벨 재단 북한 결핵퇴치 후원기금, 수재피해지원, 어린이 돕기 등 북한 돕기 지원금 1억740만원 △월드비전, 태국태풍, 중국지진, 시리아 난민, 해외재난지역 등 해외 지원금 1억2천855만원.

이렇듯 다양한 곳에 지원금이 전해져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오목사는 “카페 수익금으로 장학금을 지급한 WOW농구대회는 대전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농구대회가 됐고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었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사회 취약계층 및 어르신을 돕는 일을 통해 대전지역 주민들은 교회가 대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또한 유진벨 재단과 함께 북한의 중증 결핵 환자를 돕는 일은 죽어가는 이들에게 다시 생명을 찾게 했다”며 “이 모든 것이 커피 한 잔에서 비롯된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공동체라는 인식 심어
새로남교회의 커피 미션은 치밀한 준비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오목사는 “우리는 처음부터 성도들을 대상으로 카페를 운영하려하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교회에 와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전경이 가장 좋은 10층 스카이라운지를 이웃과 함께 하는 공간인 카페로 만들고, 이탈리아 고급 커피 브랜드인 라바짜(Lavazza) 원두를 사용해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제공하면서 교회의 사회 기부 프로그램을 이야기 하니 비기독교인들도 거부감 없이 계속해서 교회 카페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목사는 “새로남교회가 새롭게 교회를 건축하고 커피 미션 사역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자 전국에서 교회를 견학하러 온 분들이 1만2천명이 넘는다. 계속해서 많은 분들이 자료를 요청해 ‘새로남교회 건축이야기’라는 책도 썼다”면서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이웃에게 다가서며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보이니 주민들도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공동체로 인식하게 됐다. 이런 인식이 전국에 확산된다면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목사는 카페가 이웃주민들의 인식만 바꾼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카페라는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니 성도들끼리는 물론이고 성도와 교역자들 간의 대화도 많아지면서 교회의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당회를 할 때도 차분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시작하니 서로 언성을 높이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더라”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촉매제인 커피를 통해 교회에 정이 넘치게 되니 너무 좋다. 많은 교회들이 꼭 카페가 아니더라도 성도들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목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형교회, 자극 받아 더 큰 사랑 실천하길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목사는 카페 수익을 통한 기부 활동을 계속 해나갈 것을 밝히며 더 많은 이들이 마음을 더해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오목사는 “사람들은 기적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고 남을 돕는 일은 내가 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 잔의 커피로 인해 사랑을 전파하고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일어났다. 새로남카페를 찾아주신 복된 발걸음으로 인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북한의 동포들에게 치료의 손길을 줄 수 있었다. 이렇듯 향긋한 커피 한 잔은 회복의 열매가 돼 결실을 맺게 됐다”며 “여러 사람들의 뜻이 모여 이룬 기적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다.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더 큰 기적을 이룰 수 있도록 이웃주민들과 함께 걸어가며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목사는 “새로남교회의 사례가 커피 미션을 시행하고자 하는 교회에 용기와 희망이 됐으면 한다. 또한 지금 커피 미션을 하고 있는 다른 대형교회들이 지방의 교회가 10억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극 받아 우리보다 더 큰 사랑을 실천하길 바란다”며 “새로남교회는 10억 기부에 머물지 않고 또 다른 10억, 또 다른 사랑, 더 많은 도전을 꿈꾸며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송상원기자>

출처 : 교회연합신문 2014년 1월 12일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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