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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3350188&cp=nv꽁꽁 얼어붙은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햇살만이 아니었다. 대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티를 사랑하는 온정이 한파를 녹였다.



국민일보와 한국교회봉사단이 함께 펼치는 아이티 돕기에 많은 교회들의 온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28일까지 1700여건이 접수돼 총 15억원 상당의 성금이 모였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모금운동은 여러 교회와 성도들, 특히 ‘얼굴 없는 천사’의 1억원 기부(본보 20일자 29면 보도)가 도화선이 됐다.

19일 오후 본보 종교국에 찾아온 익명의 기부자(51)는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이었다. 차림으로 봐선 오너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1억원을 기부했다. 이튿날 어렵게 연락처를 알아내 통화를 했지만 그는 단호했다. “회사 이름이나 인적사항을 공개하면 기부를 취소하겠다”며 “중소기업을 운영하기 힘들지만 우리보다 더 힘든 사람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1억원이 큰돈은 아니다”고 겸손해했다.

새해부터 카이스트 전산학과 정교수로 임용 받은 주대준(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교수는 첫 월급을 보내와 신선한 감동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경호차장으로 정년퇴임한 주 장로는 첫 월급 중 500만원을 내놓았다. 주 교수는 “예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아이티 출신 장교를 만났었는데 그가 한국전쟁 때 자기도 성금을 낸 적이 있다는 기억이 떠올라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숙인들도 쌈짓돈을 보탰다. 매 주일과 월요일에 서울역 우체국 앞 지하도에서 예배를 드리는 소중한사람들(대표 김수철 목사)의 신세를 지고 있는 이들도 동전까지 털어 30만원을 보냈다. 이 밖에 교회학교 학생들의 문화상품권도 작지만 소중한 정성으로 쌓였다. 이 밖에 노모(고 박춘자 권사)를 얼마 전 하늘나라에 모신 후손들이 110만여원을 기탁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의 정성도 빛났다. 조용기 원로목사, 이영훈 담임목사와 성도들이 2억원을 모았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와 성도들도 1차분으로 1억1300만원을 내놨으며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 외 성도들도 1억원을 기부했다.

이 밖에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과 직원들, 김은호 오륜교회 목사와 성도, 오정호 대전 새로남교회 목사와 성도,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목사와 성도,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목사와 성도 등이 3000만∼4000만원씩 내놓았다.

국민일보는 그동안 각종 대형 참사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한 발 앞서 모금운동을 펼쳐왔다. 이번 아이티 모금운동 역시 짧은 기간에 많은 액수가 모여 한국교회의 사랑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국교회봉사단 김종생 사무총장은 “한국교회 모금문화가 계속 성숙해지고 있다. 모인 성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번 아이티 돕기 운동을 기점으로 기부문화가 더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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