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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007756116&code=11171344한국교회의 저력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도울 때 도드라진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 국민을 돌보기 위해 한국교회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웃사랑에는 진보와 보수의 신앙관 차이도 중요하지 않았다. 진보신앙을 표방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연합은 ‘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이란 범교단 조직을 만들어 체계적인 돕기에 나섰고, 보수신앙을 가진 한국기독교총연합 역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구호활동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서울의 광염교회는 어느 단체보다 먼저 필리핀으로 향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의 이름으로 현지 구호에 나선 광염교회는 대전 새로남교회의 도움을 보태 모두 1500명 몫의 구호물품을 마련했다. 수송 수단이 없어 10시간이나 군함을 타고 피해지역인 타클로반에 도착, 다시 군용트럭을 이용해 물품을 전달했다. 월드비전, 기아대책, 굿피플 등 기독 NGO의 활약도 괄목할 만했다. 월드비전과 기아대책은 벌써 현지에 구호팀을 파견했고 굿피플은 20억원 상당의 물품을 보냈다.

|| 이웃의 어려움 헤아려온 우리
재난당한 이웃을 돕는 한국교회의 헌신성은 이제 전통이 됐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교계 인사들은 대체로 한국교회가 대사회 지원의 역동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계기를 2007년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 사고로 보고 있다. 정부가 ‘원상회복’을 공식 선언한 지난 8월 말까지 무려 2000여 교회 신도 등 1만여 기독관련 단체 80만명이 태안 앞바다 살리기에 동참했다. 전체 자원봉사자가 120만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3명 중 2명이 크리스천인 셈이다. 바다 살리기에 그친 것이 아니라 주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생태학교 및 세미나 개최 등 피해자의 아픈 마음까지 어루만졌다. 한국교회의 태안 앞바다 살리기를 ‘신앙적 사건’까지 유의미하게 받아들이는 교계 관계자들도 많다.

한국교회의 구호사역은 해외에서도 빛을 발했다. 동일본 대지진, 아이티 대지진 참사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10년의 대지진으로 24만여명이 사망한 아이티를 위해 한국교회와 기독 NGO 등은 무려 160억원의 성금을 모았다. 긴급구호물품을 제공한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 학교 건립, 교회 재건 등 다양한 활동을 폈다. 아이티 교계 관계자들은 이달 초 한국을 방문, 아이티의 기독교 인구가 최근 3년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 대지진 참사 때 도와준 한국교계의 선한 사역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특히 필리핀의 아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데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6·25전쟁 때 파병을 한 혈맹이라는 과거사 이외에도 현재의 긴밀한 사회문화적 관계 때문이다. 국내의 필리핀인은 결혼이민자 6000여명을 포함해 6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으로는 중국, 베트남, 미국에 이어 네 번째 많은 숫자다. 이들은 자신들의 조국을 보듬어주는 한국교회에 깊은 고마움을 느낄 것이며 한국교회의 잠재적 선교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 필리핀 돕기에 모두 나서길
내일은 추수감사주일이다. 한 해의 결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절기다. 땀 흘려 얻은 수확의 일부를 환난 중인 필리핀 국민들과 나눠보면 어떨까. 마침 국민일보는 필리핀 돕기 캠페인을 펴고 있다. 필리핀의 눈물을 닦아 줄 독자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정진영 종교국 부국장 jy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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