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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경기도 고양 덕이동 광성평생배움터에는 봄 학기 133개 강좌에 519명이 등록했다. 이곳은 거룩한빛광성교회(정성진 목사)가 15년째 이어오고 있는 문화센터인데, 등록자 중 동네 주민 비율이 70∼80%를 차지한다. ‘교회 문턱을 낮추자’ ‘교회 공간을 지역 주민들과 나누자’라는 취지에서 문을 연 배움터는 주민들의 일상 속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했다.

지역 교계를 중심으로 한 ‘마을공동체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교회가 펼쳐왔던 사회복지 영역의 사역들이 열매를 거두면서 ‘주는’ 교회를 넘어 ‘나누고 소통하는’ 교회로 확장되고 있다.

중견목회자 연합체인 미래목회포럼은 4일 대전 만년동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마을공동체 운동을 주제로 한 ‘지역사회 변화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주요 내용을 미리 들여다봤다.

경기도 오산 외곽에 위치한 오산평화교회(최석원 목사). 내년에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이 교회는 7년 전부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센터 ‘꿈의 학교’를 꾸려오고 있는데, 활약이 눈부시다. ‘영어·독서스쿨’ ‘부모·아버지스쿨’ 등으로 이뤄진 9개 커리큘럼은 모두 주민들에 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선정했다. 대표적 프로그램인 영어스쿨은 현재 대기자만 100명에 이른다. 독서스쿨은 오산시로부터 3000여권의 도서를 지원받는 등 1만2000여권을 구비한 ‘어린이전문 비전도서관’까지 갖추면서 지역사회의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했다. 최 목사는 “최근 6∼7년 동안 교회 성도가 5배 이상 늘어난 건 꿈의 학교가 전도 기능까지 톡톡히 담당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8년째 운영 중인 대전 새로남교회의 ‘새로남 카페’도 지역 주민들이 아끼는 ‘동네 명소’다. 수익금 전액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총 9억3000여만원이 지역 청소년과 장애인, 불우 이웃들에게 지원됐다.

마을공동체운동은 ‘풀뿌리’ 지역교회를 넘어 교회연합단체의 주요 정책 사업으로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박위근 목사)은 이달 말 서울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교회 내 ‘작은도서관 만들기’ 캠페인에 나선다. 교회 내 49∼100㎡(약 15∼30평) 규모의 빈 공간을 도서관 시설로 개조해 교인 및 지역주민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다. 한교연 회원교단 소속 교회들이 동참할 예정이다.

최근 사회적 분위기 역시 교회의 마을공동체 사역에 순풍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협동조합 설립이 자유로워지면서 교회의 대사회 접촉점과 활동 반경이 한층 넓어졌다. 일례로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 교회카페를 운영할 경우 지역주민의 권익증진과 일자리 창출, 교회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을공동체 운동에 뛰어든 현장 목회자들이 강조하는 건 균형감각과 신뢰 형성이다. 영혼구원이라는 교회의 본래 사역과 친교·봉사 사역 간에 균형을 이루는 동시에 교회가 지역주민들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역 방향과 속도 조절 역시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박재찬 유영대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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