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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7156다사다난했던 2012년이 지나고 희망찬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한국 교회는 올해도 여전한 개혁의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목회자들을 향한 개혁과 갱신 요구는 더 크게 다가올 전망이다.

미래목회포럼의 새 대표 오정호 목사는 “우리가 먼저 변하는 것으로 개혁이 시작된다”고 단언한다.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초점을 두고 예수님의 제자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오 목사는 “예수님 한 분만 모신다면 한국 교회가 더 어려울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새해 첫 대담, 젊고 건강한 목회자 그룹을 이끌고 있는 오정호 목사를 통해 한국 교회의 자기반성과 미래 비전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하나님이 보시는 모습과 내가 보는 모습이 일직선상에 놓여야
“어떻게 살았느냐”는 질문 가슴에 품고 다가올 미래 준비할 때
공교회 거룩성 회복 시급…차이 인정하며 소통하는 태도 필요

▲ 오정호 목사는 " 뒷모습이 아름다운 목회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이 보는 나와 성도가 보는 나,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이 일직선상에 있길 소망합니다"라고 말했다.
●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만큼 사회적 변화도 많은 시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혼란한 상황일수록 교회의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고 생각됩니다. 올 한 해 교회가 감당해야할 역할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공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사회공의를 실천하는 문제는 교회본질 회복의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사회와 함께 존재하는 것은 숙명입니다. 우리의 일상적이 삶이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 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감동을 주는 교회로 서야 하는 것이지요.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 녹아드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배만 불러서는 안 되지요.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사회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는 교회가 매일 반복해야할 고민입니다.

● 공교회성 회복을 위해서는 교회가 먼저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뢰회복’입니다. 교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교회 안에 갈등이 많아지면서 양들이 목자를 믿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목자가 인도하는 푸른초장으로, 맑은 물로 가려고 하질 않습니다. 목자를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겠습니까. 이것이 현대교회의 가장 큰 아픔이겠지요.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교회의 모습을 보십시오.

이념으로 싸우고, 이해관계로 싸우고, WCC 문제로도 싸우고 화평은 온데간데없고 싸움만 하고 있다고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지금 필요한 것이 교회의 신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합기관 간의 신뢰, 목회자와 성도 간의 신뢰, 그리고 사회적으로 얻는 교회의 신뢰가 급선무입니다.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성경적 가치’가 중요합니다. 말씀의 의식화가 되어야 하고 이것이 다시 체질화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이 생활신앙으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마서를 좋아하듯 야고보서를 좋아해야합니다. ‘다름’에만 눈을 두지 말고, 성경의 원리 안에서 소통 못할 것이 없다는 마음으로 서로를 신뢰해야 합니다. 신뢰하는 삶, 신뢰받는 삶. 이것이 드러날 때 교회가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목사님께서는 미래목회포럼에 참여하시면서 ‘준비하는 삶’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교회가 먼저 미래를 준비해야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조지워싱턴대학의 빌 할랄 교수도 ‘미래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어둠 속에서 방향감각 없이 걸어가는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를 준비하기는커녕,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미래지식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은 망망대해에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미래목회포럼의 주된 활동이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연연하지도, 현재에 안주하고 만족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교단과 일념 대립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살아날 수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는 변화를 긍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 목사님께서는 한국 교회의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가운데 ‘싱크탱크’가 돼 자기 갱신을 통해 교회의 연합과 일치, 중단없는 개혁을 추구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장 시급한 교회 개혁과제는 무엇이고 이 일을 위한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사명과 역할은 무엇일까요.

한국 교회 안에 도덕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중견목회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이 허리로서 싱크탱크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시작한 것이 미래목회포럼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힘센 골리앗 편에 서기보다는 양떼의 편에 서서 교회를 섬기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비록 다윗처럼 작아보일지라도 골리앗을 능가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교회의 역할은 ‘빛과 소금’입니다. 일단 우리는 ‘소금’으로 그 맛을 내는데 충실해져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높이 들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진실하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목회자들은 주님께 인정받아야 하고, 주의 마음에 합하도록 살아가야 합니다. 성도들 역시 교회 안의 모습과 밖의 모습이 달라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가 걸어 다니는 한국 교회가 되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주님의 마음에 합하게 사는 것, 이것이 지금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결국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가 아니겠습니까. 끊임없는 자기 갱신을 통해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모색하고 중단없는 개혁을 계속해야 합니다.

●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셨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대선 과정을 지켜보시면서 대통령 당선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박근혜 당선인께서 “우리 정부의 이름은 ‘민생정부’가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신뢰가 더해지면 좋겠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안심정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각론보다 총론에 집중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미래를 바라보는 비전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읽고, 미래 정책을 읽어 먼저 끌고 나가야 합니다. 당선인께서는 원칙론자로 잘 알려진 것처럼 원칙을 지키는 것도 지도자의 중요한 성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걱정시키지 않고 국민에게 기쁨을 주는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통일시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통일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요청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통일에 관심이 없고, 모두들 통일에 무관심 하지만 통일을 향한 하나님의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통일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고, 통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 이번 선거 과정에서 ‘사회통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지요? 교회 역시 통합의 과제가 시급한 것 같습니다. WCC와 WEA 총회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국 교회 미래를 위해서는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의 골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교계는 특히 보혁갈등이 많은 곳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WCC 총회와 WEA 총회 등이 잇달아 예정되어 있지요. 그만큼 교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저는 화목한 한국 교회를 지향합니다. 국제적으로 초청된 손님들은 행사를 개최하고 갈 것입니다.

물론 WCC와 신학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차이만 강조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세계 교회가 오는데 피켓을 들고 싸워서야 되겠습니까. 그런 에너지를 오히려 연합하는데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WCC는 제가 속한 합동과 통합을 갈라지게 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똑같이 싸우고 있죠. 그러나 신학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태도의 문제입니다. 신학의 차이는 인정하되 복음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용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WCC 문제에 대해서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화목함의 열매를 맺는 대화와 소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국 교회 성도들을 향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궁극적 가치가 ‘주님과 복음’이라면 이것을 위해 다른 것의 손을 놓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래전 신앙의 선배들은 “예수로 눈을 뜨게 하시고, 밤에는 예수로 잠들게 하시니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다”는 고백을 하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 한 분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빙자해서 너무 많은 것을 누리려고 합니다. 지상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는 것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천국의 가치,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그런 의식과 체계,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선포하는 목회자, 제자로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살아가고자 합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목회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이 보는 나와 성도가 보는 나,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이 일직선상에 있길 소망합니다.

일 시:2012년 12월 20일 / 장 소:미래목회포럼 사무실 / 대담자:장형준 편집국장
<정리=이현주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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