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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에리트리아에서 추방 당하셔서 현재 케냐에 머물고 계십니다.
선교사님 가정에 하나님께서 위로와 격려의 시간을 주시기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교지원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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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동역자 여러분들에게

새해를 맞아 뒤에 있는 것은 잊어 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주님 안에서 푯대를 향하여 전진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또한 만날 사람 만나고 풀릴 것이 풀리면서 더욱 사랑과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2009년 8월 13일 에리트리아에서 추방되다:  
선교사 신분이 공식적으로 노출되어 지난 8월 13일 정부에 의해 추방 되었습니다.
직접적 원인은 함께 일하던 직원이 제 신분이 선교사요 목사라고 노동부에 직접 찾아가 보고를 했기 때문이지만 좀 더 멀리는 8년 전 아스마라 대학교 교수로 수고하다가
추방되었던 캐나다 선교사를 2년 전 하고스 국제학교 직원으로 다시 입국시켜 노동허가증을 받게 해 주면서 중앙정보부의 조사를 크게 받은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 때부터
정부의 감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제기하는 공식적인 이유는 여름학교사역과 하고스 국제학교의 종교교육 (기독교 교과서 사용)이 불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지난 해 12월 편지와 올해 6월 편지에 이곳 상황이 매우 심상치 않다고
에리트리아의 작은 불꽃이 꺼져 가고 있다고 그래서 전화도 이메일도 자주 전하지 못한다고 언급을 드렸습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도 누누이 도청과 이메일 감시가 매우 심하고 저희들의 안전이 불확실하다고 기도 부탁 드린다고 하였습니다.

감사한 것은 그래도 며칠 감옥에 있다가 아내 반희량과 온유와 다이애나와 더불어 신체적 위험 없이 안전하게 출국하게 된 것입니다. 추방되기 대략 두 달 전까지 함께 수고 하던 마지막 동역자 하트포드의 필립과 두찬을 잊을 수가 없으며, 마지막까지 함께 한 하트포드 다이애나를 언제까지나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필립은 의사로 사역 중에 있으며, 두찬은 대학공부를 마무리 중에 있으며, 다이애나는 내년 초 신학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저희들은 지금 케냐에 있습니다.
자녀들이 이 나라에 있는 기숙사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으니 일단 이곳으로 온 것이며, 남겨 놓고 온 하고스 국제학교가 어찌 되어가는지 가까이서 계속 주시할 겸, 현재 케냐 주재 한국 대사관이 에리트리아도 관장하고 있으므로 이후 있을 지도 모를 정부 대 정부간 외교적 해결이 가능한 지, 혹은 국제법적 조치가 어찌 이루어 질 것인 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재산상의 손해도 엄청 나지만 무엇보다 심적인 절망과 좌절이 만만치 않아 각별한 기도후원을 부탁합니다. 듣기로 저희 학교 대부분의 현지 교사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지    아니하고 기다리는 중이라 하고 많은 학부형들이 다른 학교로 자녀들을 보내지 않으면서 정부를 상대로 학교를 정상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며, 또 한편으론 학교를 절대 문 닫을 수 없다며 염려말라고 그렇게 격려해 주던 전 보건부 장관은 두 달 전 2학년짜리 늦둥이 어린 아들을 남겨 두고 소천하였으며, 저희들이 추방된 후 일주일 뒤,        군 고위층이 근거리에서 대통령 저격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사살 되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이번이 4번째 저격미수 사건입니다.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고 앞으로 어찌 되는 건 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건 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중에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넷째 다섯째 자녀들이 태어난 고향이고 삼십대 중반부터 부족한대로 모자란대로 나름대로 지금까지 온 마음으로     수고하던 선교지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996년 5월 19일 입국하여 2주 후 넷째 하고스를 출산하고 이후 십여년이 흐른   현재까지의 삶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아니 날마다 상념에 사로잡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용과 상황이 무엇이든지 간에 뒤에 있는 것을 잊어 버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가 그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좇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난감한 것인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설교할 때마다 그렇게도 쉽게 외치던 그 성경 말씀이… 지금 온 가족이 빌립보서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마무리 합니다. 감옥에 있는 동안 바울이 썼다 던 그 빌립보 편지, 바울은 대체 어떤 분일까, 그 상황에서 어찌 이런 편지를 쓸 수 있었을까… 서로 돌아보라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말라고, 그러면서 언제나 기뻐하는 삶을 유지하라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그  
모습이 선하게 눈에 다가 옵니다.

떠나오면서 처음에는 그래도 온 가족들이 안전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감사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분노와 좌절감으로 몸을 가눌 수 조차 없다가, 몇 달간 한 두 사람   제외하고 누구와도 일체 연락과 접촉을 안하며 지내오다가, 요즘은 지난 시절 잘못과 죄악과 부족함은 무엇인지 상고하고 있습니다. 이후로 주님이 어떻게 치료하실 지     어떻게 훈련하시고 어디로 인도하실 지 묵상합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보고싶은 동역자 여러분,
짧은 지면에 그간 상황을 상세히 다 설명드리지 못하나 무엇보다 지금까지 재정적으로 후원해 주시고 기도로 후원해 주신 것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 다 전하지 못합니다. 지금 성공적이고 흐믓한 소식 대신 안타까운 소식을 드리게 되어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시도가 중단되지 않는 한 실패가 아니다, 선교에 있어서 실패는 없다라고 다시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그동안 함께 동역해 주시면서 같이 기뻐하고 같이 고민해 주셨는데 그 사랑과 배려를 언제까지나 잊지 못할 것입니다. 늘 그래온 것처럼 이번 편지도 여러분들에게 개별적인 편지를 드리지 못하나 지금 후원교회와 개인후원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보면서 아 이 얼마나 귀한 동역자였던가 왜 지금까지 좀 더   친근한 편지를 전하지 못하였던가 진한 아쉬움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언젠가 주님이 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다시 일어나고 싶고,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흐믓한 사역을 해 보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과 더불어….

타는 가슴으로 나홍주, 반희량, 정인, 이준, 이영, 하고스, 온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