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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하나님과의 소통이에요

옥한흠 목사 저, ‘고통에는 뜻이 있다’(두란노)를 읽고



2010년 9월 2일, 한국교회를 제자훈련으로 깨우셨던 故 옥한흠 목사님의 소천 소식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사랑의 교회’ 성도들이 옥 목사님을 생각하며 1순위로 추천한 책이자, 지구촌 교회 이동원 목사님이 옥한흠 목사님의 천국환송예배 때 언급한 오래된 책 ‘고통에는 뜻이 있다’를 통해 그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고통과 고난’은 변장된 축복
저자는 ‘고난’이란 ‘변장하고 찾아오는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정의한다. 나 또한 이 말을 너무나 좋아하여 주위의 고난당하며 아파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최우선적으로 이 말을 인용해 위로해준다. 하지만, 암흑 같은 고통의 긴 터널을 주님과 함께 직접 통과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다행히 이 책에서는 너무나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이 부분을 잘 다루고 있다. 우리가 고난 앞에 너무 쉽게 아파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고난’이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를 다루시며 그 배후에서 일하시는 성실하신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고 단지 우리를 괴롭히는 고난, 그 자체만을 보고 힘겨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난은 ‘문제’가 아니라 ‘훈련’이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이란 연단을 주시고 그것을 통하여 찌꺼기는 없애고 깎을 것은 깎고 버릴 것은 버리도록 하시는 분이다. 그 후에 하나님 편에서는 우리의 인격에서 자신의 형상을 찾으시며 이것은 오히려 우리에게 있어서는 훈련인 것이다. 그러므로 고난은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이며 인생에서 기회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나의 영적인 무지 때문에 기회를 무시한다는 것 자체가 불행하고 두려운 것이다.

고난 속에서 자신을 복종시켰던 욥의 신앙
신앙의 햇병아리 시절, 나는 욥기를 읽으며 ‘욥의 신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또 전혀 따라갈 자신이 없었다. 그저 존경스러운 위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느 정도 크고 작은 하나님의 은혜들을 인생 가운데서 경험하게 되는 동안 조금은 더 ‘욥의 신앙’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에서 언급한 구체적인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알아갈 때 이제는 욥이 처절한 고난 앞에서 끝까지 자신을 복종시켜 주님 앞에 흔들림 없이 믿음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하나님을 알아갈수록 고통은 단지 아픔만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고통을 당하는 자 앞에서 나 자신이 먼저 겸손해야 함을 깨달았다. 하나님이 주시는 고통은 거룩한 것이며 대단히 신비스러운 것이다. 고통당하는 자들이 아픔의 깊이만큼 하나님을 만나고 그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도록 나는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을 다짐해 본다.

오묘하신 하나님의 사랑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동안 나를 선택해 주시고 연단을 통해 강하고 단단하게 다듬어 주신, 그리하여 주님만을 꼭 붙잡을 수 있게 해주신 주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하고 가슴이 뭉클했다. 자녀가 부모의 깊고 큰 사랑을 이해할 수 없듯이 하나님의 사랑하심은 더 자세히, 더 깊이 알면 알수록 너무나 깊고 오묘해서 그 사랑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정독하며 읽던 중 고통이 지루한 이론으로 와 닿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내 삶 속에서도 동일하게 함께 행하신 주님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나를 향하신 너무나 많은 감사의 제목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감격의 눈물로 다시 주님과 접촉하는 만남의 장이 되었다.

나의 고통 사모의 고통
이 책에서 언급하는 많은 내용처럼 나 자신의 짧은 삶을 되돌아 볼 때도 주님은 크고 작은 고통을 통해 나를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다듬어 가셨음을 고백한다. 때로는 내가 작고 연약해서 당하는 고통도 있었고 때로는 나의 꿈을 포기하게도 하셨으며, 때로는 나의 행복의 목표를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셨다. 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에 부딪히게도 하셨고 우리가 가졌던 물질 전부를 요구하기도 하셨다. 너무나 힘든 순간이었다. 내가 만약 그때 이 책을 접할 수 있었더라면……. 그 고통의 순간에 오직 내가 한 것은 주님의 옷자락만 잡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것이 하나님과의 소통일까?

주님과 함께라면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 세상 앞에 순수하고 연약하기만 했던 나는 신기하게도 고난을 겪을 때마다 더 강해지고 있었다. 나아가 주님과 함께라면 세상과 맞서 이길 수 있는 힘과 담대함을 지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확신으로 평온함을 지킬 수 있는 믿음도 소유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주님 보시기에 보잘것없고 무가치한 것들을 붙잡고 있을 때 깨달음을 통해 하나하나 제거해 주시어 버릴 것은 버리게 하셨다. 그 결과, 하나님 안에서 가장 부요하고 행복한 자로 또한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강한 용사로 나를 세워주셨고 이것은 오직 하나님이 내게 행하신 소통의 능력임을 고백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던 고통들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값지게 오늘도 내 인생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나에게 든든한 예방주사가 되어 온갖 고통들의 면역력을 지닌 건강한 사모로 준비시켜 주었다.

고통을 경험한 자만이 고통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사모’라는 이름으로 목회의 자리에 돌아오면 수많은 성도들의 고통과 아픔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정답을 알지 못해 울부짖으며 헤매는 그들의 연약한 믿음도 보인다. 하나님과 소통하는 은혜를 통해 나에게 열어주신 축복이 성도의 고통을 보이게 하시는 것이다. 이것은 고통을 이용하는(?) 교만의 기회가 아니라 오히려 미리 본 자의 겸손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나는 내가 경험했던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러나 한 번도 실수가 없이 신실하신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으로, 그리고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소중한 진리들과 교훈들을 가슴에 안고 그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며 위로와 사랑을 나누며, 그들 또한 하나님의 온전한 작품으로 세워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이다. 고통 너머에 계신 주님의 더 크신 사랑과 계획을 알기에, 또한 너무나도 큰 고통을 짊어지시고 이겨내신 주님이 계시기에 나는 고통 앞에 비겁하게 무릎 꿇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 큰 힘을 준 신앙의 교과서가 되었다. 내가 연약해지고 흔들릴 때마다 나를 지켜주고 지탱해주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 또한, 내가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생명수를 흘러넘치도록 공급받았듯이 많은 고통 가운데 있는 성도와 특히 사모들에게 하나님의 문을 여는 소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글/이영미 사모
서울 상도제일교회(합동)는 48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과 개혁이 어우러지는 교회이다. 이영미 사모는 남편 조성민 목사(상도제일교회 담임)의 잔잔한 내조자로서 교회의 철학인 하영이행(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웃의 행복을 위하여)의 뜻을 함께하며 사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