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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섬김의 사역 - 유승희 사모

2011.11.18 16:18

조회 수:1702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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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섬김의 사역

- 유승희 사모(부산 호산나교회)


                    
젊은 날의 비전
교회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좋아 스스로 교회를 찾아가셨던 어머니 등에서 시작된 믿음의 여정. 유년주일학교, 중․고등부와 청년부를 거치는 동안 오직 교회만을 다니는 성실한 자매로서 생활했다. 결혼 후에는 남편과 함께 부흥집회도 다니고, 산상기도로 밤을 지새우며 은혜를 갈망하기도 했고 주일마다 열심히 맡은 부서를 섬기면서 노방전도와 교회 안팎의 많은 일을 하며 목사님을 도왔다. 남편은 몇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후, 작은 기업을 만들어 운영했는데 소외된 자들을 섬기는 자선 사업을 하리라는 꿈과 비전을 가지고 열심히 뛰고 달렸다. 그러나 남편의 사업은 몇 년 후 재기할 수 없을 만큼 큰 타격을 받고 주저앉고 말았다. 참다못한 남편은 하나님께 따지러 보따리를 싸서 기도원으로 올라갔다.

사모로의 부르심
기도원에서 돌아온 남편은 사업을 접고 신학교에 가겠노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어느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남편은 단호했다. 남편이 신학교에 들어간 후 갑자기 바뀐 상황 때문에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 계속되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찾아왔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주님 앞에 탄식했고, 때론 피난처 삼아 주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 철저히 훈련받을 수 있는 기도학교로 인도하셨다고 생각한다.
기도하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달려가던 이제까지의 삶이 욕심이었음을 깨닫게 하셨다. 일을 행하기 전에 한 번도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기도하고 응답받지 않았다. 모든 일을 우리의 계획과 힘으로 결정하고, 열심히 하기만 하면 축복받을 것이라고 믿었던 미숙아였다. 이런 실수를 깨달은 후,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작정기도를 하면서 뜻을 알려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작정기한 내에 응답하셨고, 그때부터 하나님 중심의 생각이 나를 지배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특별 훈련
남편은 1981년 수원에 있는 합동신학교 1기 졸업생이 되었다. 그리고 옥한흠 목사님이 개척하신 강남은평교회(사랑의교회 전신) 전도사로 부임하여 첫 사역을 시작했다. 사실 처음엔 신학교에서 남편을 만난 옥 목사님께서 함께 사역하기를 제의하셨으나 남편은 늦깎이로 들어갔으니 개척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극구 사양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40일 작정기도에 들어갔고 작정기도 기간의 절반도 채우기 전에 응답하셨다. 얼마 후 개척을 고집하던 남편의 마음이 변하여 옥 목사님이 개척하신 교회 사택으로 이사를 했다. 나의 호칭은 ‘사모님’이 되었다.
나는 사랑의교회에서 제자 훈련 소그룹에 참여하여 말씀을 진지하게 듣고 삶에 적용하는 훈련을 하면서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은혜를 공급받게 되었다. 7년 사역 기간 중 신구약 성경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고, 복음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함께 전도의 능력과 열정까지 얻게 되었다. 이것은 사모가 된 나에게 하나님께서 배려하신 특별훈련의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23년 목회의 길
1987년 2월에 부산 새중앙교회(호산나교회 전신)에 부임하였다.
남편은 사랑의교회에서 충분한 은혜와 보람을 누리고 있었고 대한민국 최초 원로부목사가 되겠노라고 다짐하곤 했기에 부산으로의 부르심에 완강히 거절하는 것이 당연했다. 끊임없는 청빙요청이 오자 나는 100일을 작정하고 기도를 시작했는데 이 또한 작정 기간의 반도 넘기지 못하고 응답되어 부산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그 후 23년 동안 숨차게 달려왔다. 처음 부임 당시 교역자가 부족해서 제자반을 맡아 5년 동안 인도했던 일은 나의 신앙성숙에 큰 도움이 되었다. 성도들과 마음을 나누고 사랑으로 이해하며, 다양한 인격들을 수용할 수 있는 훈련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매주일 새로 오는 수많은 신자들을 심방하고 세우는 일에 하루를 다 써도 시간은 부족했다. 남편의 사역이 바빠지자 나는 점점 지치고 혼란스러웠다. 남편과 여유 있게 대화할 시간도 없고, 가정의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며 어린아이들과 시어머님, 친척들 뒷바라지까지 하는 동안 남편 없는 사람처럼 외로웠다. 자녀들이 입시생이 되었을 땐 아빠로서의 자상한 배려가 필요했지만 우리 가정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아야 했다.
견디다 못해 어느 날 보따리를 싸들고 강단 앞에 나가 슬픈 처지를 하나님께 하소연하며 탄식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갑자기 눈앞에 환한 황금빛이 펼쳐지면서 누가 나에게 묻고 있었다. “네 남편이 귀한 목회자가 되길 원하느냐?” “네, 그런데요.”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대로 내어주어라!” 그때 내 마음 속에서 ‘그래! 그럼 내어주어야지. 내어주자. 내어주자.’ 이런 말이 솟아 나오고 있었다.
그날 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힘겨운 내 인생의 공백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하루 종일 말씀 읽고 기도만 할 수는 없잖아?’ 이 일을 계기로 자기 관리 차원에서 미술과 독서를 시작했는데 20년이 지난 현재는 그토록 하고 싶었던 서양화까지도 배우게 되었다.

에젤 독서모임
호산나교회 사역 13년째인 2000년 7월에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교회가 부흥하여 해마다 늘어가는 성도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전력투구하던 중, 교회 내의 사각지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원치 않는 고난으로 힘겨워하는 성도들이 있었고 소위 성숙한 그룹의 사람들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힘겨워했다. 기도할 때 쉽게 응답되지 않아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교역자들의 심방은 일시적인 진통제 효과일 뿐 끊임없이 격려하고 힘을 얻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성도들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상처와 아픔을 보면서 고심하던 중, 이영애 사모(정동섭 목사 사모)의 ‘독서를 통한 치유’란 책을 보게 되었다. 자신이 읽었던 책의 목록을 소개하고 책 읽는 방법과 함께 치유 과정까지의 간증을 적고 있었다. 이 책을 단숨에 읽고 ‘바로 이거다’ 하는 마음으로 이영애 사모님께 지도를 받아, 35명이 모여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올해로 10년을 맞이하는 ‘에젤 독서모임’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치유하심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독서가 나에게 준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매월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눴지만 10년이 지나는 동안 상당한 양의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통하여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접했으며, 비좁던 사고방식과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고 여겨진다. 나는 순원들을 섬김에 있어서 깊이 있는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 독서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주장하고 싶다. 은퇴 후에도 시력이 주어지는 날까지 책은 가장 가까운 벗이 되어 나와 함께 나의 내면세계에서 멋지게 활보할 것이다.

오직 감사!
주께서 손잡아 주신 30여년의 사역 기간,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도구로 사용해 주신 것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랑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특별히 목회자의 아내로서 핍박이 없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사역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성령의 충만함과 풍성함을 한국교회에 주신 우리 하나님께 영광과 존귀함을 드린다. 할렐루야!

글/ 유승희 사모
부산 호산나교회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란 표어 아래 제자훈련과 장로목양사역, 가정사역 등을 통해 주일 출석 1만 명이 넘는 대형교회로 자리매김했다. 유승희 사모는 에젤 독서모임과 호산나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이 서양화를 배우기 시작해 성산미술대전 입선 등 다양한 수상 실적을 나타내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다. 가족으로 남편 최홍준 목사와 시어머니, 출가한 2남 2녀의 자녀가 있다.


* 본문은 <라일락> 2010 창간호에 실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 - 라일락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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