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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목회자의 길 - 장영일 목사

2011.10.18 16:34

조회 수:1835

행복한 목회자의 길

- 장영일 목사(대구범어교회 담임)


                    
기도는 목회를 행복하게 한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꾼들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성령 안에서 의와 희락과 평강이기에, 행복한 나라이기에 목회자는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 목회자의 불행은 물질적인 환경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성에서 온다. 그 관계는 오로지 기도에서부터 시작한다. 기도는 하나님의 부름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말씀을 들으며 응답하는 것이고, 응답은 크게 두 가지로 회개와 부르심에 대한 순종이라 할 수 있다.

회개는 목회자를 정결케 하는 요단 강이다.
눈물로 침상을 띄우는 회개 기도에 하나님은 우슬초를 들고 다가오신다.
회개는 아버지 품에 다시 안기는 안식의 회복이다.
모든 탐욕과 아집을 내려놓고 돌아오는 자를
주님은 어깨 사이에 품어주시려고 두 팔을 벌리고 기다리신다.
주님이 두 팔을 벌리고 안아주시면 행복의 바다에 빠지는 것이다.

순종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첩경이다.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순종하는 자를 하나님은 책임지신다.
성경의 인물들 중 순종한 자는 다 그랬다.
하나님이 책임지시면 그는 세상을 이겼다.
세상을 이김은 행복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기도할 때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경험한다. 씻어주심과 안아주심, 그리고 책임져 주심을 경험하게 되고 그 경험은 우리를 더욱 깊은 기도에 들어가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목회자가 기도하면 교회는 된다. 목회자가 기도를 통하여 회개하고 순종하면 그 어떤 대적도 사라진다. 목회자가 회개하는데 그 누가 정죄하며 그 무엇이 교회를 더럽히겠는가? 회개를 받으시기 위해 우슬초를 들고 나아오시는 하나님 앞에 그 누가 막아서겠는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순종하려는데 어떤 사탄이 그를 넘어뜨리겠는가? 결국, 목회는 기도로 하는 것이다.
이로써 목회자가 행복해지면 교회는 절로 행복해진다. 이것이 곧 교회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세우는 길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많은 업적보다는 행복을 누리고 싶다. 목회자가 먼저 하나님 나라의 의와 희락과 평강을 누려야 한다. 그럴 때 많든 적든, 혹은 크든 작든 그 모든 수고가 아름다워진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다.


목회자는 기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가 늘 마음에 새겨 기억하며 목회에 임하는 말씀이 하나 있다. 그것은 포도나무로 비유하신 주님과 우리와의 관계이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 15:4-5)

예수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나는 이 경고(警告)를 목회 지침으로 세워두고 있다.
내가 담임목회를 처음 시작한 곳은 경북 의성교회로, 읍 지역 교회로는 성인 5백 명 이상이 주일마다 예배에 참여하는 제법 규모가 큰 교회였다. 당시 만 36세였던 나는 첫 당회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당회를 시작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선배에게 전화로 물어야 했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많아서 장례 목회를 했다고 할 정도로 초상을 많이 치렀다. 그럼에도 청년들이 제법 있었는데, 젊은 담임목사에 대한 그들의 기대도 컸기에 그 다양한 요구들이 힘에 겨웠다. 그래서 새벽 기도회를 마치면 1시간 이상 엎드려 기도했다. 회개와 순종의 결단이 지속된 기도였다. 청년 목사의 교만함, 탐욕, 이기심, 부족함에서 온 열등감 등이 기도로 정복되기 시작했다. 물론 회개는 여전히 계속되어야만 했다. 죄의 본성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회개를 통하여 정화되는 경험은 목회자인 나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그로 인하여 거룩한(?) 자신감이 일어났다. 하나님의 용서를 경험함은 단순한 용서가 아닌 ‘하나님이 이렇게도 날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확신이 들게 했다. 그러니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는 거룩한 용기를 가진다. 그 용기가 젊은 나이지만 영남 지역의 오래된 전통교회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의성교회에서 나름대로 열정적인 목회를 하다가 1년 반 만에 범어교회로 청빙을 받았다. 그때의 모든 형편으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주님의 뜻을 묻기로 했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확신케 하는 기도의 응답을 얻은 후에는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오해를 남긴 채 의성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더 큰 교회와 도시 교회에 대한 탐욕, 붙잡는 양 떼를 버린 삯군, 외국 유학파 목사의 오만 등의 오해를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주님의 뜻에 순종한다는 믿음이 그 어려운 문을 열고 나오게 했다.


기도는 지혜와 용기의 샘이다
범어교회에 오니 정말 담이 많았다. 나이의 담, 가치관의 담, 전통·보수의 담, 예배 형식의 담 등 겹겹이 놓인 담들은 그 높이도 엄청 높았다. 우리 교회는 1906년에 세워진 교회이다. 구한 말기에서 일제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교회 역사와 거의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백 년 전통 중 거의 70년은 농촌 교회였다. 지금도 농축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말이다. 비록 짧았지만 앞서 의성교회를 경험한 것이 큰 자산이 되어 농민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의성교회에서 쌓은 노하우 중 가장 큰 것이 기도목회였다. 다시 엎드려 주님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씀에 거하고자 했다.

내가 먼저 새벽시간에 예배당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여 기도했다. 공식 기도회 후 1시간 이상을 찬양과 기도로 주님을 찾았다. 기도는 정화의 자리였고 헌신의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거룩한 용기로 무장되어갔다. 만 38세의 젊은 목사가 평균 65세의 당회원들과 교회 일을 놓고 의논하기 위해서는 기도 외에는 달리 지혜와 용기를 얻을 길이 없었다. 나이도 그렇지만 대부분 2, 3대째 이 교회를 지켜오며 대를 이어 장로님이 되신 분들이 많았다. 그러니 그 어른들이 “그동안 우리 교회는 이랬습니다.” 하면 다른 말을 하기가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주님의 교회는 이래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당회원들을 설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 교회 갱신의 흐름을 소개하였고, 개혁주의 신학의 논거를 제시하며 생각을 바꾸고자 ‘목요 신앙 강좌’와 ‘범어 신학 교실’, ‘하이델베르크 교리서 공부’ 등과 같은 여러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교회 갱신을 위해 꾸준히 진행시켰다. 그러나 역시 기도 목회가 가장 큰 변화를 일으켰다.
매년 봄 학기와 가을 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20일 특새’를 인도했다. 그리고 매년 여름마다 수련원에서 1박2일의 전교인 수련회를 진행하며 공동체 훈련과 함께 기도훈련을 시켰다. 그러던 중, 2006년에 교회 설립 100주년을 맞으면서 교회 부흥과 성장의 특별한 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당시 교회가 부흥되어 6백 명 좌석의 본당이 비좁아 4부 예배를 드렸는데 그나마도 여름이면 힘들었다. 그래서 교회를 이전하여 예배당을 신축하고자 당회가 뜻을 모았다. 하나님의 은혜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새 예배당을 짓고 옮겨온 지 벌써 2년이 가까워져 온다.

성전 건축 역시 기도로 이루어졌다. 지방 도시에서 3백억이 넘는 예배당을 건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온 교인들이 365일 릴레이 금식기도로 건축에 마음을 집중했다. 매일 ‘정오기도’ 시간을 정해 어디서든 하던 일을 멈추고 1분 만이라도 기도하자고 깃발을 들었다. 성도들이 기도의 행렬에 따라와 주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기도 외에는’ 이런 일이 될 수 없었다. 사역에 앞서 기도하였고, 그 기도로 주님과의 행복한 시간을 가졌고, 그 행복한 마음에서 현실의 난관들을 극복하는 지혜와 용기를 얻게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기도로 주님께 의지하고 있다. 기도에 헌신된 중보기도단을 세워 교회 중보기도실을 지키게 하고 있다.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을 정화시키고 순종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 기도 안에서 지혜와 덕을 공급 받는다. 그래서 기도는 목회자의 힘이며 행복의 샘이다.  

    
글/장영일 목사
현재 범어교회 담임목사로 대신대 선교학 교수, 교갱협 대구경북 대표회장, 대구성시화 운동본부 대표본부장, OM선교회 대구지부장, 필그림 미션콰이어 지도목사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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