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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나를 깊이 있게 알아가는 것, 영적성숙의 시작!

「그리스도인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김진 저)를 읽고



그간 저에게 깊은 감동과 도전을 주었던 책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책 중에서 나는 왜 이 책을 선택해 글을 쓰는 것일까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한 나
저는 어려서부터 내성적이고 매사에 빈틈이 없고 나름 윤리적 기준이 높은 삶을 살아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이런 나의 모습이 살아가는데 큰 갈등을 초래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결혼 후 많은 갈등을 겪으며 인간과 하나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외향적인데다 언제나 유연하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남편에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삶의 잣대들을 들이대기 시작했지요. 신혼 때는 남편의 자유로움이 무책임하게 여겨졌었고, 유연한 그의 모습조차 순수함이 아닌 무계획적이고 대책 없는 사람으로만 보였습니다. 그야말로 나만 하나님 앞에서 바르다고 생각하는 독선적인 사람이었지요.
이런 갈등 속에 있는 제게 하나님께서는 인간이(내가) 어떠한 존재인가를 서서히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다양함과 독특한 성격들도 알게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의 좋은 성품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만의 독특한 성격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다양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지금도 배우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좋은 책들과 성경말씀, 그리고 당신과의 깊은 교제를 통해 깨우치시고, 상담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며 조금씩 저를 바꿔가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분석하는 데만 빨랐지 정작 자신을 분석하는 데는 인색했던 제게 하나님과 독대하면서 저를 성찰하고 분석하고 이해하는 작업은 저의 성숙을 위해 너무나 필요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다른 사람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또한 이러한 과정은 저의 영적 성숙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리스도인과 비 그리스도인의 바른 인간관을 제시하며 하나님 앞에 선 나 자신의 모습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인간관계와 소통의 길잡이가 되어주기에 충분한 책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인간인 그리스도인의 바른 이해를 위해 쓰인 책입니다. 정신과 의사이면서 신학을 공부한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이해하기 쉽도록 많은 사례를 다루며 성경말씀에 근거한 인간 이해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첫 장에서는 닫힌 의식에 대한 설명으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마음의 흐름의 원리에 대해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원리를 많이 알수록 자기를 자유롭고 의연하게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한편, 인간은 역사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그것을 알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다고 합니다. 즉 인간은 영적인 존재로서 개개인에게는 반드시 하나님의 간섭하심이 있기에 이것 역시 옆에 있는 형제, 자매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 신앙적인 것에 신앙적인 판단을 가하지 않는 것도 관계 형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한두 번의 대화로 그 사람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저의 교만함을 무너뜨리며 큰 깨달음을 얻게 해주었습니다.
그 다음 장에서는 자기 형성에 있어서 닫힌 의식의 영향과 그리스도인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 및 성경적 인간관에 대한 이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간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저자의 몇 가지 생각들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과정적이고 지향적인 존재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그 사랑을 체험했지만, 저의 성품 자체가 갑자기 180도로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을 통해 지향적 목표에 ‘빨리’ 노출되기 때문에 그 목표와 거기에 미달되는 자기의 실제 모습 사이에서 괴리를 심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형제를 미워했을 때 죄책감과 자기 비하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어긋난 것이니까요. 그러나 인간은 과정 속에 있다는 것과 온전한 성화를 향해 나아가는 점진적인 성숙의 개념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문득 그리스도인을 과정적인 존재로만 보는 관점은 자칫 자기의 연약성에 대한 합리화의 논리로 오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명료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과정적 존재라면 ‘어디로 향하는 과정적 존재인가’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듯이, 과정적 존재라는 것은 이미 그 안에 목표점을 향해 가는 ‘지향적 존재’를 품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거듭났다고 하더라도 그 동안 자기 안에 왜곡되어 있어 알 수 없었던 성품, 또는 결국 회복하여야 하는 본연의 성품-지향적 목표-을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 하여도 자기 본연의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형제자매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가르쳐주시는 그 모습을 알아가는 것만이 비로소 우리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처럼, 성경을 공부하는 것은 일면 자기 본연의 온전한 모습을 알아가는 소중한 의미가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교회 안팎으로 성경을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많은지요. 정말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한계 벗어나기
인간은 본성상 나 중심적입니다. 깊은 관계와 성숙을 위해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자기에게 매여 자기 이야기밖에 할 수 없는 자기 구속의 상태-인간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인간은 모두가 자신의 경험에 편견 되어 있어서 자기를 뛰어 넘으려는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의 생각과 경험으로 빽빽하게 둘러싸인 아주 좁은 공간에 안주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인정하며, 편견의 사슬을 끊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을 대할 때 상대방을 내 입장에서 대하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는 아마도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나의 말을 줄이고 상대의 말을 깊이 있게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그 사람이 되어 공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우리 안에 사랑을 창조하신 하나님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랑에 사람을 아는 지식을, 그리고 사람을 아는 지식에 사랑을 더하자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사랑에 사람을 아는 지식이 더해지면 사랑은 바른 방향성(지향성)을 갖게 될 것입니다. 큰 사랑은 사람을 아는 지식을 포함한다고도 표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을 알아가는 노력은 너무나 귀해서 사람을 아는 만큼만 그 사람을 ‘진정으로’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존재이기에 그 자연적 존재로부터 사랑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인간은 자기 안에서 스스로 사랑의 마음을 키워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어려운 것은 결국 사랑이 자기가 아닌 타자에게서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크기대로 사랑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지요.
사랑은 사랑의 만남을 통해서만 전달되고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내게 기쁨이 되는 것으로 남에게 행하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이 땅의 인류역사는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조건 없는 은혜의 사랑을 받은 우리들은, 이 세상을 향해 진정한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자로서의 책임이 막중하다 할 것입니다.

오직 그분의 힘으로! 오직 그분의 사랑으로!
저자의 마지막 글을 읽으면서 부모님의 사랑과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제가 얼마나 복된 인생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사랑받고 사랑할 수 없는 존재였는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랑과 은혜를 입은 자가 바로 나라는 이 사실은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사랑을 힘입어 가족과 이웃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합니다.
때론 넘어지고 한없이 연약한 모습이 드러난다 할지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과정에 있는 존재임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를 들여다보는 자연스러움이 내 안에 깃들고 내 눈에 있는 들보를 먼저 보는 겸손한 자이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관계와 소통의 어려움으로 고통하고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이 작은 희망의 빛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그분이 주시는 힘으로 ‘지향적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글/장재봉 사모
노량진 강남교회에서 행정으로 섬기고 있는 김종철 목사의 아내이며 1남1녀의 자녀를 두었다. 백석상담대학원 가족상담(M.A.) 전공. 한국기독교상담 심리치료학회 1급 상담사이며  MBTI와 애니어그램 강사와 한국목회상담연구소의 전임상담사로 사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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