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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무 이야기

2021.07.29 15:39

두 나무 이야기

 

 

우리 교회 마당에는 두 그루의 무궁화가 있습니다. 여러 해 전 산림청 관계자가 마침 광복절 기념 예배에 참여하고 나서 선물한 무궁화입니다. 매년 드리는 광복절 기념 예배는 옛 선조들이 해방을 맞이하여 감격으로 목 놓아 불렀던 그때의 애국가를 부르며(옛 가사에는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 대한만세”로 나와 있답니다) 각자 회중석에서 준비된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삼창을 한답니다.

 

선물 받은 두 그루 무궁화는 크기와 외형이 같아 쌍둥이로 불려 집니다. 매해마다 여름이 되면 이 쌍둥이 무궁화가 꽃을 피워 우리 교우들뿐 아니라 비전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에게까지 기쁨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한 나무가 동료나무에 비하여 잎을 내지 않고 성장이 멈추어진듯한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그러니 두 나무는 완전한 대조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한 나무는 때에 맞게 잎을 내고 무궁화 특유의 장점을 살려 계속적으로 꽃을 피우게 되었습니다. 성장이 더딘 한 나무는 늦게 잎을 내고 있습니다. 꽃 한 송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이좋게 꽃을 피워 보는 이로 하여금 기쁨과 만족을 주던 나무들이었는데 한 편이 무너지니 보는 이로 하여금 도리어 의문과 걱정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찾아본즉 지난겨울에 한 나무가 냉해(冷害/cold-weather damage)를 입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겨울을 지나는 동안 일조량이 부족하거나 이른 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에 관리가 잘못된 탓으로 여겨집니다. 일조량이 적절한 나무는 잘 성장하고 그에 반하여 일조량이 부족한 나무는 성장이 더디게 되는 원리입니다.

 

두 그루 무궁화 이야기는 실상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주님께로부터 공급받아야 하는 은혜의 빛과 영양분이 잘 유지되어야한다는 깨우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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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로서 살아가는 동안 이런 일 저런 일 때문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심령에 상처를 받으면 영혼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서 생활과 사역에 치명상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성도들은 동료 교우들과의 관계와 가정사 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수많은 사연이 발생합니다. 영적 지도자인 교역자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할 사역자의 마음과 목회현장이 잘못된 여러 이유로 무너져 내리거나 곤두박질치기도 합니다.(마치 냉해를 입은 나무들처럼!)

 

올 여름은 무더위로 말미암아 벌써부터 역대급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체온이 올라가 생활속에 불편함과 짜증을 일으킵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가져다주는 달갑지 않은 선물이 때로는 열대야 현상으로 때로는 국지적 폭우로 변화무쌍(變化無雙)하게 다가옵니다.

 

외부로부터 다가오는 여러 현상이 성도의 속사람을 흔들어 놓지 않도록 지혜로운 삶의 장치가 요구됩니다.

 

우리교회가 매년마다 7, 8월 두 달을 성경정독대회로 진행하는 이유는 영적 이열치열(以熱治熱)을 통한 영혼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오히려 영적인 내공을 쌓아 성도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드높이는 기회와 발판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자신을 지키는 힘은 외부에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속사람의 강건함임을 절감합니다. 속사람의 강건함은 은혜와 진리에 대한 각성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사시사철 주님께서 부르시고, 세워주신 자리에서 한결같이 열매 맺는 주님의 자녀로 자리매김 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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