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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 제 2회 장년부 단기봉사에 대한 공고가 주보에 게재되었을 때, 지난해 장년부 단기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함께 간 아들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관윤아. 내년에 장년부 단기봉사가 있으면 또 갈 마음이 있니?”

“네~ 물론이죠. 아빤 안가실거에요? 또 함평으로 오나요?”

‘드리러 갔다가 오히려 받고 온 은혜의 시간이었음’을 내 입술로 고백하였었기에 고민할 필요 없이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장년부 단기봉사가 예정되어 있는 바로 직전에 한가족 수련회가 있었고 거기에서 브릿지 팀이 연극을 하기로 결정되어 있기에 연극준비와 단기봉사 준비를 병행할 수 있을지, 무엇보다 병원의 진료 공백으로 인해 환자들과 다른 의료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고민이 깊어졌다.

그런 고민을 안 아내 박민혜 집사가 “고민하지 말고 일단 지원하고 그 일에 대해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선하게 여기는 일이라면 길을 활짝 여실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마치 하나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 같았다.

그렇게 지원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장년부 단기봉사 준비 첫 모임을 나갔는데 작년에 힘을 모았던 믿음의 동역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든든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팀장님을 필두로 일정과 물품, 그리고 각각의 역할이 하나씩 분담되고 정해지는 과정을 보며 하나님께서 이 일을 준비하고 계심이 느껴졌다. 비록 우리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복음을 그 땅에 뿌리시려는 하나님의 섭리하심이 우리를 통해 역사하고 계시다는 사실이 가슴 깊이 느껴졌다.

장년부 단기 봉사 동안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정말 더운 날씨였지만 모든 단기 봉사팀의 열정을 덮을 순 없었다. 뜨거운 날씨를 이겨내며 각자 맡은 사역을 열심히 하였다. 의료팀은 지난 해보다 한 타임을 더 늘려서 다섯 곳의 마을 회관과 교회에서 순회 의료 사역을 하였다. 허락된 장소에서 접수, 진료, 수액 주사 등을 하며 틈틈이 복음을 전했다. 이번에는 한방 진료가 함께하여 오히려 내가 맡은 초음파 진료는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진료하러 오시는 분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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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믿지 않는 분들에게 복음제시를 할 때에는 지난 4월 새생명축제 선포식에서 브릿지 연극, ‘섬마을’의 대사들이 생각났다. 연극에서 전도사 역할을 맡아 외웠던 대사와 기도가 그 순간 생각나며 술술 말하게 되었다. 그 때는 전도사 역할이 몹시 부담스러웠는데 ‘바로 이 때를 위하여 준비하신 하나님의 계획이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마치 내가 말하는 것이 아닌 성령께서 내 입술을 주장해주시는 것 같은 체험이었다. 한 할머니께서 복음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지시고 기도하면서 ‘아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부족한 입술을 통하여 귀하디 귀한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그 분의 마음 밭에 복음의 씨앗이 떨어져 열매를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이 마음 속에 큰 울림으로 퍼져나갔다.

진료의 시간은 내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자리에 있음을, 아니, 하나님께서 이것을 위하여 나를 그 곳으로 인도하셨음을 다시금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나의 능력과 나의 자존심과 나의 명예가 아닌, 바로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된 은혜의 순간이었다.

이번 봉사로 받은 은혜를 한가지 더 나누면 아들 관윤이에 대한 나의 시선의 변화가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관윤이는 이번에도 의료팀 사역에 동참하면서 어른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맡은 일에도 충성하며 어른들의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 힘들고 지칠 만도 한데 짜증도 한 번 내지 않고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어깨를 주무르며 복음을 전하고, 선물을 포장하여 나누어 드리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때로는 아빠보다 더 성숙한 행동과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이며 이제는 평범한 부자관계가 너머 신앙의 동역자로서의 부자관계를 기대하게 되었다.

이번 단기봉사에서 의료라는 수단을 통해 그 분들의 말씀을 들어드리고 손 한 번 잡아드리고 격려하고 위로했지만, 이 땅에서 받을 수 없는 위로와 참사랑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깨닫고, 예수님의 손을 잡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우리는 그 분들께 더운 날씨에 탈수되지 않고 기운 내시라고 수액을 놓아드렸지만 한 번 마시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이 바로 예수님이심을 받아들이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그 땅에 강력히 역사하실 것을 믿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제는 둘이 함께 앉기 불편할 만큼 훌쩍 큰 아들과 함께 힘들어도 이 만큼 보람있고 감사한 일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을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내가 하는 큰 도전처럼 여기며 함평에 왔었지만 하나님께서 이미 다 해놓으신 영광스러운 일을 그저 나는 체험하고 돌아가는 귀한 시간이었다. 그저 주어진 사역에 순종하고 기도하며 그 분께 다 맡기면 가장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하나님! 그 분을, 그 분만을 찬양한다!

끝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보다가 6년 전 이 때에 우리 가족이 한 휴양지에서 피서를 즐기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잠시 웃었다. 나는 자신있게 고백할 수 있다! 고급 휴양지에서 즐기던 6년 전보다 지금 함평 선교의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바로 이 순간이 더 행복하다고! 그것은 내가 주 안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주님 사람! 이웃 사랑! 교회 사랑!을 나의 삶의 터전에서 실천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며 기도의 자리를 지켜나가겠다. 장년부 단기 봉사를 다녀 온 before와 after가 확실히 다르도록 나나의 모든 부분에서 일상의 예배자로 주님 앞에 바로 설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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